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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교보자산신탁' 긴급 수혈 나서

2024년 하반기만 1120억 원 부실 발생..총자산 20% 넘는 규모 교보생명, 12월 유상증자+신종자본증권 인수로 3000억 원 지원 신탁계정대 3년 만에 30배 가깝게 폭증

2024-12-13 08:32:40이현중hj.lee@corebeat.co.kr

'책임준공 확약형'(책준형) 신탁에서 부실이 현실화하면서 교보생명이 교보자산신탁(이하 교보신탁) 자금 지원 나섰다. 2024년 9월까지 교보생명 영업이익의 33%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교보신탁은 2024년 하반기에만 1120억 원의 부실이 발생, 교보생명이 소방수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교보신탁은 13일 공시를 통해 오는 20일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발행(1000억원)과 신종자본증권 발행(2000억원)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3000억원 규모인 이번 자본 확충은 모두 교보생명이 책임진다. 9월까지 교보생명 개별 기준 영업이익(1조2010 억 원)의 33%를 넘는 규모다. 교보신탁은 이외에도 하반기에만 금융권을 통해 15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교보생명은 2023년 8월에도 1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지원했지만 올들어 부실 규모가 더 늘어나면서 추가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영업손실

책준형 신탁에서 시공사가 책임 준공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신탁사가 자금을 투입해 보통 6개월 이내에 준공을 완료해야 한다. 만약 이 기한을 넘기면, PF 대주단에 손해배상 의무가 발생하게 된다. 교보신탁은 시공사의 준공 지연으로 재정적 부담이 커져왔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주 실적이 급격히 줄어든 가운데 신탁계정대와 관련된 대규모 대손비용으로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2023년 적자로 돌아서 영업적자(375억 원)를 기록한 후 손실 규모는 더 커져 2024년 9월 기준 1694억원에 달했다. 


신탁계정대 역시 규모가 더 늘어 2023년 말 4404억 원에서 2024년 9월 6772억 원으로 불어났다. 2021년(234억원)에 비하면 거의 30배 가깝게 폭증했다. 부도나 자금 경색 등으로 시공사가 준공 기한을 지키지 못한 경우, 신탁사는 신탁계정대를 투입, 사업비를 충당해야 한다. 특히 책준형 신탁의 경우 신탁계정대는 후순위로 신탁사는 손실에 대비, 대손충당금을 높게 쌓아야 한다. 대손충당금은 6월말 기준으로 2309억 원으로 1년 만에 7배 넘게 불어났다. 


재무안정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인 영업용 순자본 비율(NCR)은 2023년 말 1306%에서 9월말 536%로 급격히 악화돼 자본 확충 필요성을 더 부각시켰다. NCR은 2023년 말 1306%에서 2024년 1분기 1143%, 2분기 891% 등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기준은 150%다. 

의정부 생활형 숙박시설 관련 대주단 손해배상 소송 제기

시공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세부 사업장 내역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회사측이 2024년 하반기 부실채권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것만 해도 3건이다. 금액으로는 총 1120억 원으로 총자산의 20%가 넘는 규모다. 


책준신탁과 관련해 지난 11월 처음으로 소송도 제기됐다. 경기도 의정부시 생활형 숙박시설 개발사업 PF대주단이 책임준공 미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 사업의 책임준공 기한(6개월 추가연장 포함)은 올해 초로, 교보신탁은 대체 시공사를 구해 시공을 이어갔지만 이 시공사 마저 재무 상태가 악화되며 최근 기업 회생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