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프로젝트
서울 중구 백병원, 메디컬 레지던스로 변신한다
서울시, 18일 정비계획 수정 가결...의료 기능 유지한 복합개발 길 열려 우선협상대상자, 전문 클리닉·숙박 결합 체류형 의료시설 구상
서울 도심 의료 거점이었던 백병원 부지가 기존 규모를 뛰어넘는 초대형 메디컬 복합시설로 탈바꿈한다.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으로 출발한 한국 근대 의료사의 상징 공간이 의료를 결합한 수익형 부동산으로 재편되면서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의료 15%·상업 85%...‘메디컬 레지던스’ 개발 구조
23일 서울시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충무로 1~5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 정비계획안’이 수정 가결됐다. 백병원이 포함된 충무로4구역 1지구는 일반상업지역(용적률 800%)에 개방형 녹지 인센티브가 더해지며 최대 약 90~100m, 지상 20~25층 규모까지 개발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는 기존 용적률 511.42%로 지은 지상 14층 건물 대비 사실상 두 배 규모다.
서울시는 도심 의료 공백을 고려해 지상 1층을 포함한 연면적 3000㎡ 이상의 응급의료시설 도입을 의무화했다. 이는 정비계획 조건에 따라 지어질 예상 연면적의 약 15% 수준이다. 나머지 공간은 호텔·레지던스 등으로 채울 수 있어, 구조적으로 의료시설과 숙박시설이 결합된 ‘메디컬 레지던스’ 개발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재 부지 소유주인 인제학원은 그래비티자산운용·포스트자산운용·UHC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며, 매매가는 약 1700억 원 안팎이 거론된다.

‘병원 → 의료관광 거점’...도심 기능 재편의 상징성
1941년 ‘백인제외과병원’으로 출발한 이 부지는 한국 근대 의료사의 상징적 공간이었다. 6·25 전쟁 시기에도 운영을 이어온 도심 핵심 의료기관이었지만, 2023년 경영난으로 폐업한 이후 방치되며 상징성만 남아 있었다.
인제학원은 1978년 이 부지를 증여받아 병원을 운영해 왔으며, 토지와 건물 등기부상 근저당권 등 별도 담보권 설정이 없는 ‘클린 자산’으로서 매각 시 권리 정리 부담이 적다. 기존 건축물은 1971년 사용승인을 받은 이후 50년이 훌쩍 넘은 노후 건물로, 사업성을 고려할 때 전면 철거 후 신축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개발을 통해 응급의료 기능은 유지하되 외국인 대상 클리닉과 숙박시설이 결합된 체류형 의료 서비스로 전환되면 기능 자체가 ‘치료 중심 병원’에서 ‘의료관광 거점’으로 바뀌게 된다.
명동의 관광 수요와 을지로의 업무 수요가 겹치는 입지 특성상 체류형 의료 서비스 모델의 수요 기반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충무로 일대 재개발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도심 공공시설이 수익형 복합자산으로 전환되는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로도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