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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50년 숙원 풀린 동자동 2구역

DB그룹 1977년 부지매입 이후 50년 가까이 사업 추진과 좌초 '우여곡절' 겪어 신사옥, 호텔 등 추진하다 2022년 오피스로 전환 서울시 고밀도개발 정책 덕에 용적률, 높이 상향조정하고 2개동에서 1개동으로

2025-03-04 08:26:08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DB생명, 연말 사업시행인가 목표

DB그룹이 50년 가까이 신사옥이나 호텔 등 재개발 사업 추진과 좌초를 반복해온 서울 용산구 동자동 2구역에 37층 오피스 빌딩이 들어선다.


4일 상업용 부동산 개발업계에 따르면 용산구는 지난달 27일 동자동 제2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계획 변경 결정안을 결정 고시했다.

정비계획변경안에 따르면 용산구 동자동 15-1 일대 1만533m²(약 3186평) 부지에는 건폐율 50% 이하, 용적률 1300% 이하, 높이 170m 이하 지하 7층~지상 37층 업무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1층부터 지상 1층까지는 전시와 독서 공간으로 활용할 복합문화 공간이 조성된다. 높이 104m 전망 쉼터(스카이라운지)는 서쪽 서울역, 동쪽 남산 조망으로 관광객과 지역 주민에게 여가 공간을 제공한다.


이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DB생명은 올해 말 사업시행인가를 목표로 현재 국제 설계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1977년 부지 매입 이후 48년만에 사업 가시화

DB그룹은 미륭건설(동부건설 전신)이 1977년 시외버스터미널로 사용되고 있던 이 부지를 매입한 이후 수차례 개발계획을 추진했다가 포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미륭건설은 1978년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이 곳에 호텔을 지으려다가 용산구청이 1984년 사무용건물만 지을 수 있도록 결정하자 1985년 동부제강에 부지를 매각했다. 동부제강은 업무 및 판매시설을 짓기 위해 사업시행인가까지 받았다가 결국 사업을 포기하고 14년만인 1999년 이 땅을 다시 동부건설에 팔았다.


동부건설은 이 부지에 지하 2층~지상 15층 규모의 본사 사옥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가 2007년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주거, 상업, 업무시설로 구성된 초고층 복합타운 건설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업시행인가 연장, 사업시행자 변경 등의 이유로 사업이 지연됐고 동부건설은 결국 사업을 포기하고 2011년 동부생명(현 DB생명)에 부지를 1271억 원에 매각했다.


DB생명은 2014년부터 관광호텔 654실, 공동주택 70세대 등으로 구성된 복합건물 건설을 추진했다. 시공사로 동부건설을 선정하고 2017년에는 사업시행인가, 2020년 9월에는 관리처분인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DB생명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호텔 건립을 포기했다. DB생명의 신청에 따라 용산구는 2022년 5월 27층짜리 2개 동의 오피스를 짓는 내용의 정비계획 변경안을 결정했다.


이후 DB생명이 개방형녹지 등에 용적률과 높이 인센티브를 주는 서울시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 맞춰 설계를 바꾸면서 지난해 1월 정비계획이 또다시 변경됐다. 이에 따라 용적률은 1100% 이하에서 1300% 이하로, 높이는 135m 이하에서 170m 이하로 상향조정됐다. 또 27층짜리 2개동 대신 37층짜리 1개동을 짓는 것으로 바뀌었다.


상업용 부동산 관계자는 “영세 시행사가 추진하는 사업이었다면 벌써 시행사가 몇 번이나 바뀌었을 것”이라며 “동자동 2구역은 DB그룹이라는 대기업이 소유한 부지인만큼 재개발사업이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