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업계동향

인창개발의 ‘다걸기’는 성공할 수 있을까

6조 규모 CJ공장 부지 개발사업 착공 자본 잠식 재무구조 개선 위한 핵심사업

2025-04-09 09:10:27황재성js.hwang@corebeat.co.kr

부동산개발 전문업체 인창개발이 서울 강서구 가양동 CJ공장부지 개발사업(이하 가양동 복합업무시설)에 착수한 사실을 9일 공개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업비만 6조 원에 달하는 데다 개발 연면적이 76만㎡(22만 9900평)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연면적 46만㎡·13만 1500평)보다 1.7배 큰 복합 업무시설이기 때문이다.


인창개발은 “차별화된 설계로 오피스 및 지식산업센터를 프라임급으로 조성해 서울 서남권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도 적잖다. 하루 전인 8일 공시된 감사보고서에서 4년 연속으로 “(완전 자본 잠식 상태로)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의문이 든다”는 평가를 받은 탓이다.


2021년부터 켜진 빨간불…부실 규모 계속 확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인창개발은 2024년 499억 6000만 원의 영업손실과 2110억  4300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또 6100억 2500만 원의 누적결손금으로 인해 회사의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6097억 2500만 원 초과했다. 유동부채도 유동자산보다 8403억 6100만 원 초과했다.


인창개발도 이와 관련해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 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향후 당사는 안정적인 영업이익 달성을 통한 재무구조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2021년 이후 계속됐고, 부실 규모가 갈수록 커졌다는 점이다. 


영업손실은 2021년 114억 원에서 2022년 307억 원, 2023년 577억 원으로 늘어났고, 당기순손실은 334억 원→691억 원→2917억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누적결손금도 373억 원에서 1064억 원, 3980억 원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인창개발의 위기는 별다른 수익사업 없이 무리하게 토지를 사들인 데서 비롯됐다. 


2014년 설립된 인창개발은 2016년부터 경기 파주 운정지구 등에서 아파트 분양으로 큰 재미를 본 뒤 2020년 가양동 복합업무시설 부지를 1조 981억 원에 매입했고, 이듬해인 2021년에는 1조 38610억 원 어치를 사들였다. 토지 매입은 대부분 차입금을 통해 이뤄졌다. 


그런데 2022년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자 이자 비용이 급격히 늘어났다. 2021년까지만 해도 260억 원 정도였지만 2022년 781억 원으로 늘었고, 2023년(1116억 원)에는 1000억 원대를 넘어섰다. 2024년에도 이자 비용은 1050억 원에 달했다. 한 달에 강남 꼬마빌딩 한 채에 해당하는 100억 원가량을 이자로 내는 셈이다.

가양동 복합업무시설의 60% 이상이 지식산업센터

뾰족한 탈출구가 없다는 점도 인창개발에 대한 우려를 키운다. 


인창개발은 8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서 “서울 강서구 가양동 92-1부지와 금천구 가산동 219-24 부지 등에 분양사업 및 그 외 보유 토지의 매각을 통한 자금조달 계획과 이자율 개선작업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획대로 재무 구조 개선을 이루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잖다.


특히 가양동 복합업무시설은 지식산업센터 물량 비중이 너무 높다. 전체 개발 연면적 76만㎡의 60%(47만㎡)가 넘는다. 


지식산업센터는 최근 공급과잉으로 공실이 적잖다. 게다가 인근 마곡지구 및 강서구 일대는 이미 오피스·지식산업센터가 상당히 많이 공급된 상태이다. 


감사보고서를 작성한 정현회계법인도 감사의견을 통해 “불리한 거시경제 상황에서 진행 중인 회사(인창개발)의 가양동 개발사업과 가산동 개발사업 등은 그 결과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이는 회사의 향후 경영 성과 및 재무 상태에 유의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