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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 서울시티타워 매각 시기 조율...40억달러 펀드 전략 본격화
서울시티타워 밸류애드 프로그램 실행 후 엑시트 시기 검토 중 SCREP VIII 펀드 조성으로 19조원 투자여력 확보, 향후 한국 투자 규모에 시장 촉각
홍콩계 사모펀드 PAG가 서울역 인근 서울시티타워의 매각 시기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인수 이후 대규모 리모델링을 마치고 임차인 재구성도 마무리 단계다. 자산을 매각해 “밸류애드”의 성적표를 올해 받으려는 의도다. PAG의 이런 전략적 행보는 올해 2월 결성한 40억 달러(약 5조 7000억원) 규모 ‘SCREP VIII’ 펀드 와도 맞닿아 있다.
3년 만의 엑시트...2022년 4901억 원에 인수
PAG는 2022년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서울 중구 후암로 110에 위치한 서울시티타워를 약 4901억 원(3.3㎡당 약 2754만 원)에 인수했다. 당시 코람코자산신탁이 국민연금 자금으로 리츠 형태로 보유했다가 매각한 것이며, PAG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부동산펀드에 투자자로 참여했다.
서울시티타워는 2002년 준공된 서울역 인근 오피스로, 연면적 약 6만㎡, 지하 8층~지상 23층 규모의 대형 빌딩이다. 2024년 로비개선 공사 등 리모델링을 완료하고, 물류자동화 솔루션 기업인 에스엠코어(SMCore) 등 새로운 임차인을 유치해 조만간 매각에 나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오퍼튜니스틱 펀드 조성
PAG는 지난 2월 플래그십 펀드인 SCREP(Secured Capital Real Estate Partners) 10번째 펀드를 조성했다. 새롭게 조성된 SCREP VIII 펀드는 초기 목표인 35억 달러를 초과해 40억 달러를 모집했다. 지난 1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조성된 오퍼튜니스틱(Opportunistic) 펀드 가운데 최대 규모다.
SCREP 시리즈 펀드는 1997년 일본에서 시작돼 지금까지 약 450억 달러가 조성됐으며, 7400건 이상의 자산에 투자해왔다.
이번 시리즈에도 아시아, 북미, 유럽, 중동 지역의 연기금과 국부 펀드 등이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자의 재참여(re-up) 비율도 높았다. 투자 대상은 기존 오피스, 물류센터 외에도 데이터센터, 다가구주택, 부실채권(NPL), 고수익 브릿지론, 플랫폼 지분 투자 등으로 대폭 확대했다. PAG는 “저평가된 실물자산 및 부실채권을 발굴해 개발 및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일본에 70% 투자, 한국 배정 비중이 변수
주목할 점은 펀드의 레버리지 허용 한도가 최대 70%라는 점이다. 대출을 포함한 투자 여력은 최대 약 133억 달러(약 19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주요 투자 국가는 일본이며, 약 70%가 일본에 배정됐다. 투자 전략은 기업 자산 매각(Corporate Disposals) 등 구조조정 성격의 거래에 주력하며, 최근에는 미국 하인즈로부터 일본 나고야 인근 물류센터를 인수하는 등 이미 투자가 시작됐다.
나머지 투자 대상은 한국과 호주 등 아시아 내 주요 선진 시장이다. 향후 PAG 투자 행보가 유동성 부족으로 거래가 위축된 한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PAG의 한국 투자 전략: 밸류애드
PAG의 한국 투자 행보는 명확한 패턴을 보인다.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자산을 인수해 보유기간 3~5년 내 가치제고 프로그램을 실행 후 매각하는 전략이다.
2017년 더피나클강남타워(구 포바타워)를 3100억 원에 인수한 후 2020년 싱가포르 메이플트리와 MNACT에 4200억 원에 매각했다. 2019년 인마크PEF와 공동으로 그랜드하얏트서울을 5600억 원에 인수한 뒤 2024년 블루코브자산운용에 7300억 원에 매각했다.
현재 2021년 페블스톤자산운용 펀드를 통해 인수한 '피나클역삼2(구 우신빌딩, 인수가 1670억 원)'와 2022년 이지스자산운용과 함께 인수한 서울시티타워(인수가 4901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PAG의 40억 달러 펀드는 아시아 부동산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며 "특히, 한국 투자 비중에 따라 침체된 국내 부동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PAG 소개]
PAG는 운용 자산(AUM)규모가 약 550억 달러인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로, 기업·부동산·신용 투자 부문에서 300여개 기관투자자를 확보하고 있다. PAG Real Assets 부문은 7개 지역 사무소에 170명의 전문 인력을 두고 있으며, 비(非) 부동산 분야에서는 디지털 인프라(FLOW)와 재생에너지(PAG Renewables) 등으로 투자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