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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아만 리조트 좌초 위기...스튜디오산타클로스, 상폐 효력정지 소송

상폐 결정에 효력 정지 신청...법원 판단에 향후 운명 달려 8000억 리조트 개발사업 난항 우려...투자금 회수도 불투명

2025-06-13 08:31:42황재성js.hwang@corebeat.co.kr

코스닥 상장사 ㈜스튜디오산타클로스엔터테인먼트(이하 ‘회사’)가 오는 6월 25일 상장폐지를 앞두고 법원에 효력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회사가 제주도에서 추진 중이던 초대형 리조트 개발 사업도 전망이 불투명해졌다.

내부 통제 부실에 투자 손실까지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6월 13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의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신청 내용에는 본안 판결 확정 시까지 △상장폐지 결정 효력 정지 △정리매매 절차 중단 △소송 비용 부담 등이 포함됐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외부 감사인의 ‘한정’ 의견(회계 검토에 제한이 있어 신뢰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6월 12일 상장폐지를 결정했고, 회사 주식은 16일부터 24일까지 7거래일간 정리매매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법적 대응으로 정리매매 및 상장폐지 일정은 향후 법원 판단에 따라 변경될 여지가 생겼다.


회사가 상장폐지 결정을 받은 데에는 무리한 투자와 부실한 내부 통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2022년, 관계자의 제안으로 부동산 개발업체 ㈜열해당의 지분 100%를 60억 원에 인수하고, 기존 채무 상환 등을 위해 100억 원 이상을 추가로 투입했다. 총투자금은 160억 원을 넘겼지만, 충분한 사업성 검토 없이 진행된 이 투자는 회사의 재무 건전성에 큰 부담을 안겼다.


2023년에는 유동성 문제 해소를 위해 열해당 지분을 175억 원에 ㈜루시드홀딩스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경영진의 특수관계 회사와의 거래, 이사회 승인 누락 및 사후 추인 등 내부 통제 미흡 문제가 불거졌다.


회사는 이후에도 열해당에 19억 원 이상의 추가 대여금을 집행했으며, 결국 총 162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손실 처리했다. 대여금과 미수수익 약 167억 원에 대해서도 대손충당금을 설정해야 했다.


외부 감사인은 이에 대해 “자료 부족으로 판단이 어렵다”는 이유로 ‘한정’ 의견을 냈고, 이는 상장폐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유동성 위기 속 사업 불확실성 고조

회사의 자금이 투입된 열해당의 제주 리조트 개발 사업도 중대한 차질이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는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 일대 22만 2487㎡(6만 7000평) 부지에 호텔(95실), 콘도(57실), 컨벤션센터, 연회장, 헬스센터, 전시장 등을 조성하는 80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개발 사업이다.


하지만 상장폐지로 인해 추가 자금 조달이 사실상 막히면서, 사업 추진 자체가 불가능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열해당이 협업을 추진하던 세계적인 호텔 브랜드 ‘아만그룹’과의 제휴 역시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아만 측은 사업 안정성과 재무 건전성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현재 열해당의 재무 상태로는 이를 충족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한편, 열해당 지분 인수를 약속했던 루시드홀딩스는 현재까지 계약금 22억 5000만 원만 지급했으며, 잔금 152억 5000만 원은 네 차례에 걸쳐 지급이 연기됐다. 회사는 잔금 회수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있으며, 계약이 해제될 경우 계약금 외에는 실질적인 회수 가능 금액이 없다. 이 경우 전체 투자금과 대여금 대부분이 손실로 확정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상장폐지를 넘어, 리조트 부지 및 자산 미회수 위험, 2025년 8월 만기가 도래하는 대여금 상환 실패 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튜디오산타클로스의 사례는 단순한 상장사 퇴장이 아니라, 부실한 내부 통제와 무리한 투자가 초대형 프로젝트 실패로 이어진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