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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5성급 대형 호텔 매물 쏟아진다

메종 글래드, 파르나스 이어 그랜드 조선 매물로 제주는 내국인 관광 수요 절대 높아, 경기 변동에 취약 국내 기관은 투자 여력 없어, 외국 기관이 관심

2025-04-03 08:29:11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제주도에 5성급 대형 호텔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제주도 호텔 수요는 내국인 관광 비중이 절대적이며, 해외 출장(Business trip)과 식음료(F&B), 이벤트 등은 매우 적다. 매출이 경기 상황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리스크 및 변동성이 크다. 코로나 종료 이후 호텔 매출이 빠르게 회복됐으나, 2024년말부터 계엄 및 탄핵 사태, 과도하게 비싼 물가 등의 이슈가 겹치면서 제주도 관광객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5성급 호텔 거래는 거시적 경제 변수 보다 개별 자산의 성격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어서, 거래 결과가 주목된다.


디앤디인베스트먼트, 그랜드 조선 제주 호텔 매각 추진

SK디앤디는 2018년 7월 옛 켄싱턴 호텔을 1150억원에 매입해 리모델링을 추진해 자산가치를 높인다는 전략을 추진했다. 하지만 리모델링이 마무리된 2021년 3월 코로나 사태를 맞아 인수자를 찾지 못해, 디앤디인베스트먼트(DDI)가 설립한 ‘DDI JJ 60 리츠’에 2400억원에 매각했다. 

리츠의 2대 주주(26.2%)인 신세계그룹 계열 조선호텔앤리조트가 20년 위탁 운영을 맡고 있다. 리츠는 인수 당시 담보대출 1560억원(금리 2.7%)을 받았는데, 2026년 3월 대출 만기를 앞두고 매각에 나섰다.


DL그룹이 매각하는 메종글래드 호텔(객실수 513)은 싱가포르투자청(GIC)-그래비티자산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협상이 진행중이다. 블루코브자산운용도 5성급 파르나스 호텔(객실수 307개)도 CBRE 코리아를 자문사로 선정해 올 상반기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DL그룹은 구조조정, DDI는 대출 만기, 블루코브는 차익 실현 등 각자 배경은 다르지만 거의 동시에 매물을 내놓고 있다.


제주도 관광객이 줄고 있다...국내 투자자는 여력이 없고, 외국계만 관심

제주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방문객은 181만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3% 감소했다. 이 가운데 외국인(13%) 방문은 무(無)비자 혜택을 받는 중국을 중심으로 11% 증가했으나, 내국인은 15% 감소했다. 특히 저렴한 가격대의 일본 여행이 제주도 관광을 상당히 대체하고 있다.


현재 국내 기관투자자(LP)들은 코로나 사태를 겪은 이후 리테일 자산 투자를 여전히 꺼리고 있으며, GIC를 비롯한 외국계 투자자만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KB자산운용이 ‘포포인츠 서울역’을 인수했고, 이어 ‘포포인츠 명동’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제주도 호텔은 관광 비중이 너무 높아서, 경기 변동에 심하게 영향을 받는다”며 “관광 1순위는 여전히 서울이고, 해외 출장 수요와 균형을 이루고 있어서, 약간 비싸도 서울 호텔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