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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증권이 키운 밸류, 돈방석은 코람코가... 사옥유동화의 아이러니

핵심 사옥 SLB 이후 가치 상승… 하나증권은 비싸게 되사고 코람코는 수수료 잭팟

2026-03-13 08:21:22김우영kwy@corebeat.co.kr

페블스톤자산운용이 여의도 하나증권 빌딩 매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되면서 새 주인 찾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해당 자산은 주요 임차인인 하나증권이 매수선택권을 갖고 있는 만큼 페블스톤의 인수 제안가에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이번 딜의 최대 수혜자는 코람코자산신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00억원대 수수료 수익 기대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페블스톤은 평당 3000만 원 중후반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매각가는 7000억 원 중반부터 최대 8000억 원에 달할 수 있다. 가장 최근 사업보고서(28기)에 명기된 자산가액을 감안하면 매각차액은 약 2300억 원에서 2950억 원에 육박한다.


매각차액이 상당한 만큼 코람코더원리츠가 받게 될 각종 수수료 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코람코더원리츠가 받을 수 있는 수수료는 매입수수료, 운용기본수수료, 운용성과수수료, 매각기본수수료, 매각성과수수료 등이다.


이들 수수료를 예상되는 매각가에 따라 추정해보면 400억 원에서 650억 원에 달한다. 특히 이미 그간의 배당수익률로 목표수익률(연 6.5%)을 달성함에 따라 운용성과수수료가 매각성과수수료에 버금가게 됐다.



여기에 계약 내용 변경으로 누가 하나증권 빌딩을 가져가더라도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당초 코람코더원리츠는 하나증권이 매수선택권을 행사해 빌딩을 인수하면 매각기본수수료는 10억원만 받을 수 있었으며, 매각성과수수료는 아예 받지 않는 것으로 돼 있었다. 


하지만 15기(2022년 8월) 계약 내용이 변경됐다. 매각기본수수료는 '부동산 매각가액의 1.0%', 매각성과수수료는 '매각차익의 10%'로 명시됐다. 별도의 단서는 없다.


갑작스럽게 계약 내용이 변경된 것을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추측이 제기됐지만 결과적으로 코람코더원리츠 주주는 손해, 코람코자산신탁은 이익을 보게 됐다.


하나증권이 매수선택권을 행사할 경우 10억원에 불과했을 매각기본수수료는 70억~80억 원으로 껑충 뛰며, 200억 원대 매각성과수수료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 11년 만에 2배 가량 높게 되사나

시장은 하나증권이 매수선택권을 행사할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하나증권의 매수선택권 행사가액은 우협이 제시한 매매가액과, 하나증권과 코람코더원리츠가 각각 진행한 2개의 감정평가액 산술평균액 중 더 큰 금액으로 결정된다.


하나증권이 매수의향을 통지하면 2개월 이내에 매매거래는 종결된다. 반면 하나증권이 자산을 매수하지 않으면 매수선택권이 소멸되며 우협이 자산을 매입할 수 있다.



하나증권 입장에선 11년만에 같은 자산을 2배 가량 높은 가격에 되사와야 하는 처지다. 더군다나 자산 가치를 높인 주인공이 바로 하나증권이란 점에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해당 자산은 2010년 하나증권이 계열사인 하나자산운용에 매각했다. 이어 2015년 4200억 원에 코람코자산신탁에 매각후재임대방식(SLB)으로 매각했다. 코람코는 코람코더원리츠를 만들어 해당 자산을 담은 뒤 2022년 상장했다. 


하나증권은 줄곧 임대차 계약을 맺고 해당 건물을 본사로 써왔다. 지난해 6월 임대차 기간을 2030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임차 면적은 전체의 56.1%에 달한다. 연간 임대료 수입의 54.3%가 하나증권으로부터 나온다.


사실상 해당 자산의 가치를 키워온 것은 장기 우량 임차인인 하나증권이다. 이번 딜에서 시장이 추정하는 매각 가액이 높아지는 것도 하나증권이 매수선택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만약 하나증권이 재매입하면 모든 밸류는 하나증권이 만들어 낸 셈이다. 하지만 하나증권이 매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코람코더원리츠 지분 9.9%가 전부다. 


장기간 사옥으로 써야 할 정도의 핵심 거점 자산을 SLB하면서 향후 자산 가치 상승을 담보할 장치라기엔 9.9%의 지분은 부족하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재무 전략 차원에서 주요 자산을 SLB할 순 있지만 자산 가치 상승을 누릴 수 있는 장치를 만들 필요가 있다"며 "이번 사례는 핵심 거점 자산을 장기적 관점에서 어떤 구조로 보유할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