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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밸류애드 펀드 위탁운용사에 퍼시픽, 페블스톤 선정

총 5000억원 규모...펀드별 2500억원 '초박빙' 경쟁에 국민연금 고심

2025-08-22 11:18:19김우영kwy@corebeat.co.kr

국민연금이 5000억원 출자한 국내 부동산투자 펀드를 페블스톤자산운용과 퍼시픽자산운용이 맡아 운용한다.


2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이날 국내 부동산투자를 맡을 중소형 위탁운용사로 페블스톤자산운용과 퍼시픽자산운용을 선정했다.


국민연금은 총 5000억원을 출자하며, 선정된 운용사는 절반씩 나눠 '밸류애드' 투자전략에 따라 투자에 나서게 된다. 


이번 블라인드 펀드 출자는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에 단비와 같은 유동성이란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더군다나 좋은 프로젝트가 있으면 re-up을 기대할 수 있어 맨데이트는 5000억원을 넘어 더 커질 수 있다. 때문에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규모보다 역량 인정 받은 중소형 운용사

선정된 운용사를 보면 국민연금이 펀드 출자의 취지인 창의성과 책임성을 동시에 살리려는 고심이 드러난다.


국민연금은 차입한도를 LTV 75% 이내, 전체 LTV 70% 이내로 제시해 레버리지 허용 비율을 높게 잡았다. 또 주거를 제외한 국내 부동산 섹터 모두가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동시에 순내부수익률(Net IRR) 목표치를 최소 11%로 제시했다. 이를 뛰어넘을 경우 초과수익의 18% 이하를 성과보수로 약속했다. 


높은 레버리지 허용과 전략 자율성에 따른 고위험에 걸맞은 실질적 수익 실현 능력을 평가하겠단 의도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은 전년 말 기준 부동산 운용 규모(AUM)가 5조원 미만인 운용사만 지원하도록 했다. 규모는 작아도 혁신과 창의적 전략으로 시장에서 역량을 인정 받아온 중소형 운용사를 키워 투자 기회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오피스 밸류애드 강자, 페블스톤

페블스톤은 이에 가장 잘 부합하는 운용사로 평가된다.


2015년 설립 뒤 국내 대표 독립계 부동산운용사로 성장한 페블스톤은 알짜 자산 발굴력과 리스크 관리 능력을 두루 인정 받아왔다. 


페블스톤은 설립 초기 집중했던 코어 부동산 투자에서 점차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밸류애드 전략 투자로 영역을 확대해왔다. 특히 오피스에서의 밸류애드 성과가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역삼 나래빌딩(현 AP타워)으로, 페블스톤은 2018년 해당 자산을 785억원에 매입해 2021년 1700억원 가량에 매각했다. 페블스톤은 나래빌딩 매입 후 내외부 리노베이션, 임대구조 개선, 임차인 다변화 등 적극적인 밸류애드 작업을 통해 자산 가치를 높였다. 


이는 단순 임대 수익이 아니라 개발 및 리모델링 등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이라는 밸류애드 전략의 전형적인 성공 사례로 꼽힌다.


페블스톤은 국민연금 PT심사에서 임대료 회복이 빠르고 저평가된 자산을 발굴할 능력이 있다는 점을 적극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자사 펀드에 투자를 집행하는 고유자산 투자로 딜 소싱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투자자 신뢰 역시 높여왔다.


그런가하면 AEW, 블랙스톤, PAG 등 외국투자사와 협업 경험이 많은 것도 강점이다.


페블스톤은 지난해 블랙스톤을 투자자로 유치해 김포 성광물류센터를 인수한 것을 비롯해 2021년 역삼동 우신빌딩 인수에도 해외 기관 자금으로 인수대금을 마련했다.


페블스톤은 이번 블라인드 펀드에서도 AUM의 절반 이상을 외국계 자금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을 국민연금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국민연금이 내걸은 핵심 요구 조건인 리스크 책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연금은 위탁금액의 2% 이상 공동 출자를 조건으로 내걸었으며 대표펀드매니저가 출자하도록 했다.


무엇보다 국민연금은 펀드별 결성총액을 2950~4150억원으로 요구했다. 공동출자 최소 조건인 2%(50억원) 외에 추가로 400~1600억원의 캐피털 매칭이 필요하다. 운용 자율성을 폭넓게 허용하는 만큼 리스크 부담을 얼마나 할 수 있는지 중요한 것이다.


페블스톤의 대규모 외국계 자금 조달 계획은 캐피털 매칭 능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해외투자정보 공유'를 주요조건으로 내세운 국민연금의 눈도장을 받은 강점이 됐다.

뉴이코노미 섹터에 강점 가진 퍼시픽

퍼시픽 역시 2016년 설립 이후 여러 섹터에서 쌓아온 밸류애드 투자 트랙 레코드로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았다.


특히 퍼시픽은 데이터센터 개발에서 국내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2년 용인 죽전 데이터센터 개발 프로젝트다. 지난해엔 1조1200억원 규모의 PF 차환 리파이낸싱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금융구조 설계 역량도 증명했다. 


게다가 퍼시픽은 죽전 데이터센터 등 다수의 개발 프로젝트를 캐나다 연금 투자위원회(CPPIB)와 함께 진행하는 등 외국계와 신뢰가 두텁다. 


이번 밸류애드 펀드 선정의 주요 조건으로 '해외투자정보 공유'를 내세운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은 강점으로 꼽힌다.


또 그래비티서울판교 호텔 투자로 호텔이라는 복잡한 투자 구조를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것 역시 국민연금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퍼시픽은 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다양한 섹터에서 투자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며 "국민연금은 오피스에 강점이 있는 페블스톤과 다양한 섹터에서 밸류애드 투자전략을 펼칠 수 있는 퍼시픽을 고심 끝에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