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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라간 SFC 매각

주간사 선정 위한 RFP 발송

2024-08-22 07:57:22이현중hj.lee@corebeat.co.kr

핵심요약

딜 밸류 1조5000 억원 대 매각 주간사 선정 프로세스 진행.. 공동 주간사단 구성 가능할 듯 멀티테넌트로 FI 앵글에서 접근해야 하는 매물


국내 상업용 부동산 줄이는 외국계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서울파이낸스센터(SFC) 매각을 공식화했다. 이달 초부터 비공식적으로 자문사, 자산운용사, 기관투자자 등 시장 관계자들을 접촉하면서 분위기를 탐색한 데 이어 자문사 선정을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올해 최대 딜이 될 SFC매각에 매각 자문사 선정에서부터 시장 관심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22일 부동산IB업계에 따르면 GIC는 지난 20일 매각 주간사를 대상으로 입찰 제안 요청서(RFP)를 발송했다. SFC는 GIC가 국내에 투자한 첫 자산이라는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SFC 매각이 돌발적인 사건은 아니다. 팬데믹을 거치면서 해외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글로벌 투자 기관의 상업용 자산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글로벌 시장과 다소 차별화된 모습이지만 국내 상업용 부동산시장에 투자했던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지션도 줄고 있다.  


올들어 브룩필드가 여의도 콘래드 호텔을 매각한데 이어 IFC도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고, KKR은 남산스퀘어 매각을 진행 중이다. GIC는 SFC 인근 더익스체인지서울을 올 상반기에 매각했다. 글로벌시장에서 오피스 비중을 극적으로 줄이고 있는 대표적 기관은 블랙스톤이다. 블랙스톤이 투자한 포트폴리오에서 오피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5년 19%에서 2023년 5%로 줄었다. 반면 물류센터를 비롯한 산업용 자산은 2017년 9%에서 2023년 36%로 비중을 늘려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서울파이낸스센터 전경

딜 밸류 1조5000억원대

SFC는 연면적 3만6165평으로 평당 4000만원만 잡아도 1조4446억원으로 거의 1조5000억원에 육박하는 자산이다. GIC는 이 자산을 지난 2001년 약 4억 달러에 인수했다. 2030년까지 서울역, 을지로, 서소문 등 서울 중심지역에 신규 오피스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SFC는 20년이 넘은 연식으로 인해 매물로서의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없는 자산이 있다. SFC가 그런 종류의 자산이다. CBD내 핵심 지역에 자리한데다 현대적인 시설과 역사적인 매력이 서로 조화롭게 공존하는 건물이라는 평가다. 물리적 스펙은 지하 8층에서 지상 30층으로 지하에는 다양한 리테일 시설이 들어와 있다. 대리석으로 마감된 건물 로비와 높은 층고 등 당초 호텔로 지으려 했던 빌딩 히스토리의 잔재도 남아있다.  


워낙 덩치가 큰 매물이다 보니 매각 주간사도 한 곳보다는 여러 곳을 선정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 투자자의 참여가 딜성공의 필요조건이 될 수 있어 CBRE, 세빌스, JLL, 쿠시먼앤웨이크필드 등 외국계 어드바이저리 중심의 공동 주간사단 구성도 가능한 스토리다. 


SFC는 지하 리테일공간부터 30층 오피스까지 모두 개별로 임차되는 멀티테넌트(Multi-tenant) 오피스다. 건물 전체 또는 상당 정도를 어느 한 기업이 사용하는 전략적투자자(SI)가 접근할만한 딜은 아니다. 올해 대형딜이었던 더에셋과 디타워 돈의문의 경우 삼성화재와 NH금융지주라는 SI의 시각으로 접근했던 딜이라면 SFC는 철저하게 임대수익과 추후 자본차익을 염두에 둔 재무적 투자자(FI) 앵글에서 접근 가능한 자산이다. 

서울파이낸스센터 플로어 인포메이션


딜규모와 FI 앵글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주간사 PT의 경쟁력은 초대한 매수 후보군의 면면과 이들의 투자의사를 확인해 줄 투자의향서(LOI)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고 여러 투자자들의 돈이 같이 들어가야할 딜이라서 다양한 투자기관의 확보와 투자기관의 투자의지 검증이 주간사 PT의 주요 이슈가 될 듯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GIC가 RFP를 발송한 후 매각 주간사는 현재 잠재 투자자 물색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시장에 익숙한 투자자의 경우 아무래도 이 정도의 매물을 소화할 정도의 자금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