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시장동향

예사롭지 않은 단기금리...상업용부동산에도 '불똥'

CD·CP 한 달 새 20bp 급등 금리하락 예상하고 설계한 프로젝트들 '초긴장'

2025-11-21 07:05:12김우영kwy@corebeat.co.kr

한국 단기금리가 급등하면서 상업용부동산 시장도 긴장하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D금리(91일)는 전날 2.76%로, 한 달 전보다 20bp가량 뛰었다. CP(91일) 역시 같은 기간 엇비슷하게 급등했다.


이처럼 금리가 뛴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그간 경기둔화 위험에 초점을 맞췄던 통화정책이 금융안정, 주거용 부동산 안정으로 무게를 옮겨가면서 빠르게 금리를 내릴 것이란 전망은 힘을 잃었다.


때문에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은 기정사실화되고 있으며, 성장률 둔화를 막기 위한 점진적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나오더라도 근시일 내 실제 금리를 낮추진 않을 것이라고 시장은 보고 있다.


여기에 시장 변동성 확대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국공채 금리 레벨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게 됐다. 또 연말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몰리고 금융사들이 포지션을 축소 및 청산하는 등 단기자금 시장을 압박하는 계절적 요인까지 가세했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의 위험회피가 강화되면서 단기물 수요는 더 크게 감소했고 CD금리는 뛰게 된 것이다.


이러한 금리 스파이크는 곧바로 시장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흥국생명이 당초 지난 20일 예정돼 있던 최대 2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발행을 다음달로 연기하기로 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한 해 채권 성과를 최근 2~3주에 다 까먹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긴장

상업용부동산 시장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단기금리가 상업용부동산 시장에선 일종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PF·브릿지 조달금리는 일반적으로 CD·금융채·CP 등 단기 조달금리에 스프레드를 더해 산정된다. CD·CP 금리가 짧은 기간에 20bp가량 뛰어 오르면, PF·브릿지 대출의 전체 조달비용도 끌어올려진다. 특히 레버리지가 높을수록 단기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폭은 더 크게 느껴진다. 


PF나 브릿지 딜을 평가하는 기준이 더 엄격해지면서 리파이낸싱 조건도 악화된다. 이로 인해 프로젝트 펀더멘털이 약한 딜은 리파이낸싱 실패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 밸류애드나 개발형 딜처럼 초기 NOI가 약한 구조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단지 금리를 더 얹어 주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롤오버·리파이낸싱이 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매입·매각시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리인상이 본격화된 2023년 이후 거래된 대부분 오피스, 물류 등 거래가 2년 만기 대출을 받았기 때문이다. 5~7년 정도의 대출을 구하기 힘든 상황이기도 했지만, 향후 금리하락에 베팅한 요인이 크다. 운용사들은 2년짜리 단기로 대출을 받고 금리가 하락하면 리파이낸싱을 통해 저금리로 조달해 배당율을 높인다는 계획이었다. 


최근의 금리 급등은 이들의 투자계획의 근간을 흔들수있는 이벤트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은 금리 변화를 긴장하며 지켜보고 있다.


신규 딜도 마찬가지다. 금융비용 상승은 에쿼티 IRR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투자자(LP)가 기대수익률을 낮추거나 GP가 자산 매입가를 낮춰야 신규 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 시중 금리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LP가 기대수익률을 낮춰 들어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 결국 수익률을 맞출 아이디어를 쥐어 짜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따라 당장 올해 안에 클로징을 목표로 한 딜들은 적잖은 부담을 받게 됐으며, 신규 딜 역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CD, CP 금리가 짧은 기간 이렇게 오르면 브릿지 연장 협상뿐 아니라 신규 딜 언더라이팅 조건을 모두 다시 계산하게 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