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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D 단골손님 빗썸...이번엔 성공(?)

코레이트타워 딜에 응찰..이번 주 인터뷰 진행할 듯

2024-09-03 08:22:48이현중hj.lee@corebeat.co.kr

핵심요약

2021년 GBD내 빌딩 매각 딜에 첫 등장 최우선 가격 제시하고도 고배 코레이트 타워도 SI 관점에서 접근


이번주 인터뷰 진행…빗썸 등 4개사 대상

최근 국내 상업용 부동산 딜의 가장 큰 특징은 SI(전략적투자자)의 활발한 활동이다. 국민연금이 부동산 대출과 코어 펀드의 위탁운용사 선정에 나서고 행정공제회도 우선주로 투자하는 등 기관(LP)의 자금집행이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지만 본격적 자금 집행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그동안 GBD의 핵심 지역 매물을 노렸던 빗썸이 코레이트타워 인수 전에 다시 모습을 나타냈다. 사옥 목적이 큰 투자자인 만큼 빗썸의 이번 인수전 참여가 또 한번의 SI딜로 기록될지 관심이다. 특히 2020년 이후 여러 번 GBD 지역 내 빌딩의 매각 전에 명함을 내밀며 사옥을 사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냈다 결실을 맺지 못한 과거의 전력(?)이 있어 이번에 이런 핸디캡을 극복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4일 부동산IB업계에 따르면 한토신은 이번 주 코레이트타워 매각 입찰에 응찰한 곳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딜에 인수 의사를 표시한 곳은 빗썸, 이지스자산운용, 코람코자산운용, JB자산운용 등 4곳이다. 이 가운데 빗썸은 SI로 응찰에 참여했다.


현재 빗썸은 강남구 테헤란로 124 삼원타워(구 풍림빌딩)의 15층과 16층을 임차하고 있다. 삼원타워 위치는 강남역과 역삼역 사이로 강남역에서 도보로 3분이다. 테헤란로지만 임차공간이고 건물도 1985년 준공돼 다소 낡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직원은 367명이다. 가상화폐시장이 클립토윈터를 지나 올 들어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어 빗썸의 사옥 필요성은 충분히 납득이 갈 만하다. 

2021년 메이플타워 딜 때부터 등장

빗썸이 강남 테헤란로 주변의 사옥용 빌딩을 노린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21년 진행된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420의 메이플타워(現 KT 선릉타워 West) 매각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빌딩은 선릉역에서 도보로 2분 거리로 2014년 10월 KT의 부동산자산관리 계열사인 KT AMC에 세일즈앤리스백(자산매입 후 임대) 방식으로 매각된 후 2021년 3월 JLL을 주관사로 매물로 나왔다.


당시 입찰에서 2위 가격이었던 BNK자산운용이 평당 3700만원이 넘는 약 1700억원 이상을 제시하면서 우선협상자에 선정됐지만 결국 딜은 KT가 우선매수청구권을 발동하면서 KT선릉타워 West가 됐다. 빗썸은 인수가격을 BNK자산운용보다 더 높게 제시했다. 2021년은 빗썸이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 승승장구할 때다. 2017년 말부터 시작된 가상자산 투자 열기는 2021년 초까지 이어져 어마어마한 수수료를 빗썸에 안겨줬다. 이 때 영업이익만 7821억원이다. 물론 2022년 이후 매출과 영업이익 등 주요 경영지표는 오르막이 가팔랐던 만큼 하락폭도 컸지만 2021년은 테헤란로 빌딩 하나를 통째로 매수할 재무 여력은 충분했다


하지만 고배를 마셨다. 비제도권 금융이라는 인식 속에 딜클로징 역량을 둘러싼 의구심이 여전했기 때문이다. 입찰에서 떨어졌지만 빗썸은 2021년과 2022년 두 해에 걸쳐 삼성역 초 역세권의 대로와 이면도에 동시에 접해 있는 두 건물을 매입했다. 대치동 945-3. 4번지를 1404억원에, 인접필지인 945-2번지를 1630억 원에 샀다. 현재 이 땅에는 건물을 헐고 공사장 가림막 만 설치되어 있다. 

2023년 T412빌딩에도 등장....알레르망에 고배 마셔

빗썸의 사옥 찾기는 2023년으로 이어진다. 그해 12월 입찰이 진행된 강남구 테헤란로 412의 T412빌딩으로 2021년 인수 전에 나섰다 고배를 마신 메이플타워에 인접한 빌딩이다. 연면적은 7996평으로 메이플타워보다 크다. 빗썸을 포함해 다수의 투자자들이 입찰 의향서를 제출하며 딜이 달아오른 끝에 최종 인수자는 알레르망으로 낙점됐다.


딜은 치열한 경쟁 속에 최종적으로 알레르망과 빗썸으로 우선협상자 선정 대상이 좁혀졌다. 빗썸이 제안한 가격은 평당 3800만원. 당초 알레르망이 제안한 가격은 이보다 낮았지만 김종운 알레르망 회장의 의지가 담긴 가격인 평당 4150만원으로 우협 선정자가 결정됐다. 빗썸은 평당 4000만원 이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알레르망은 우협 MOU가 체결되자마자 이행보증금 100억 원을 선지급하는 적극성까지 보였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빗썸은 가상화폐시장의 변동성이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에 항상 안정적 수익 기반에 대한 니즈가 있는 것같다”면서 “현금 유동성 활용을 고민하면서 부동산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이 삼성역 인근에 매입한 토지의 경우 아직까지 개발 등과 관련한 청사진이 나온 것은 없다. 두나무와 마찬가지로 향후 사옥 개발을 위해 토지를 선매입한 측면이 강해 보인다. 그래서 이번 코레트타워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사옥 수요로 보인다. 


실적도 올 들어 반등세다. 클립토윈터의 종료 가능성에 대한 기대들이 나오며 빗썸의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3.6%,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39.2%, 218.4% 늘었다.


하지만 시계를 늘려 2021년 이후 당기 순이익을 보면 지금이 이전보다 경영 환경이 얼마나 악화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당기 순이익은 지난 2021년 6483억 6000 만원에서 2022년 953억 5200만원대로 뚝 떨어진 후 2023년 243억 1300만원으로 더 줄어들었다. 2년 사이에 당기 순이익 감소폭이 거의 96%에 달하는 규모다. 


영업이익도 좋지 않다. 2021년 7821억 4500만원에 달하던 영업이익은 2022년 1634억 8200 만원으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148억 7400만원의 손실로 전환됐다. 부채총계는 2021년 1조 7512억 수준이다 2022년 6319억 수준으로 줄었다 2023년 9064억 수준으로 다시 늘어났다. 


재무적인 여유가 이전보다 훨씬 취약한 것은 사실이다. 코인시장의 변동성도 여전하다. 2분기까지 실적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올해 전체로 보면 어떤 성적표일지 긍정적 낙관을 하기는 쉽지 않다. 이전보다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 이때에 테헤란로 핵심 프라임 오피스를 빗썸이 안을 수 있을지, 아니면 또 한번의 실패의 흑역사로 기록될지 이번 코레이트타워 딜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보인다.   


메이플타워(좌)/T412(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