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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우산공제회 5000억 블펀 숏리스트, 시장 술렁인다

2026-03-11 09:58:40김우영kwy@corebeat.co.kr

노란우산공제회가 추진하는 5000억 원 규모 국내 부동산 코어 블라인드펀드 운용사 숏리스트가 공개되면서 시장이 술렁이고 있다. 결과가 시장의 예상과 거리가 있는 데다 적격성 논란과 이해 충돌 우려 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에 따라 투명성 논란마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노란우산공제회는 최근 숏리스트로 마스턴투자운용, 이지스자산운용, ARA코리아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선정했다.


이번 펀드는 신규 블라인드펀드 설정이 크게 줄어든 시장 환경에 등장한 실물 투자 에퀴티형 투자금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노란우산공제회가 설정하는 실물부동산 블라인드펀드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인 데다, 통상 여러 운용사를 나눠 선정하던 방식과 달리 단일 운용사에게 전액을 맡기는 점에서도 이례적으로 여겨졌다.


공고문에 따르면 이번 펀드는 국내 핵심 권역의 오피스를 중심으로 물류, 호텔 등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코어(Core) 전략을 지향한다. 개발사업이나 재간접 투자는 허용되지 않으며, 보수 차감 후 목표 내부수익률(IRR)은 6% 이상, 펀드 만기는 10년이다.


숏리스트 면면을 살펴보면...

숏리스트에 포함된 운용사들의 트랙레코드와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물음표를 지우기 쉽지 않다.


마스턴투자운용과 ARA자산운용은 최근 3년 동안 주요 기관투자가가 설정한 대형 부동산 블라인드펀드를 수주한 사례가 없다.



마스턴투자운용의 경우 지난 2023년 대주주 리스크가 불거진 뒤 신규 자금 모집이 사실상 중단됐다. 최대주주인 김대형 고문의 사익추구 문제로 금융감독원의 제재가 이어지면서 기관투자가 사이에서는 투자 심사가 사실상 멈춘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경영권 매각 등이 검토되기도 했지만 최근 전략적 투자자(SI) 유치 입장을 밝혔다. 지배구조 변화가 진행 중인 회사가 장기 운용을 전제로 하는 5000억 원 규모 코어 펀드를 맡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ARA자산운용도 최근 3년 동안 기관 블라인드펀드를 수주한 사례가 없다. 지난해 콘래드 서울 호텔 투자로 시장의 주목을 받긴 했지만, 국내 코어 오피스 투자 트랙레코드는 파크원 타워2 정도가 사실상 유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마저도 NH투자증권이 주도한 딜로 알려져 ARA의 자체 소싱 능력을 평가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직 규모도 관건이다. ARA 한국팀 인력은 약 20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실제 운영역은 10명 내외에 불과하며 인력 유출입도 잦은 것으로 전해졌다. "10년 이상 장기 운용을 전제로하는 코어 블라인드펀드에 적합한 조직인지 의문"이라고 한 업계 관계자는 지적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역시 마스턴처럼 회사 지배구조가 변하는 과정에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현재 이지스는 최대주주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며 힐하우스와 협상을 하고 있다. 거래 성사 여부와 이후 회사 운영 방향은 불확실하다. 때문에 10년 만기의 장기 코어 펀드를 맡기는 것이 적절한 지에 대한 의문이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노란우산공제회와의 기존 투자 트랙레코드도 논란의 대상이다. 이지스는 2020년에 설정된 노란우산공제회의 지방중심업무지구 부동산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분당 수내타워, 탑빌딩, 후너스빌딩 3개 오피스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해당 자산들은 지난해 매각을 시도했으나 거래가 성사되지 않았다. 이후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수자를 찾고 있지만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펀드 간 이해 상충 문제도 거론된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우정사업본부의 5000억 원 규모 코어 블라인드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아직 신규 투자 자산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노란우산공제회의 5000억 원 펀드까지 운용하면, 동일 전략의 펀드 간 투자 기회 배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아비트레이션(Arbitration) 절차가 마련되지만, 문제는 시점이다. 우정사업본부 펀드 역시 아직 투자를 진행하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펀드가 동시에 투자 기회를 찾는 상황이 된다면 어떤 기준으로 딜을 배분할 지에 대한 명확한 원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노란우산공제회의 시계는 빨리 돌아갈 듯

이에 따라 시장은 이러한 의문들을 충분히 검증할 시간이 실제로 있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란우산공제회는 숏리스트에 오른 4개 운용사 정밀 실사 이후 이달 중으로 최종 운용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된 운용사는 6월 말까지 펀드 설정을 완료해야 한다. 투자 약정 체결 등 펀드 결성 절차에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지만 주어진 시간은 3개월 남짓이다. 때문에 실사와 투자 심사 과정에서 운용사 역량을 충분히 따져봐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숏리스트 검증, 최종 운용사 선정, 투자약정 체결까지 감안하면 6월 내 펀드 설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노란우산공제회의 의사 결정 시계가 상당히 빠르게 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