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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비상등 현대엔지니어링...등급 하향시 ‘1조 원’ 즉시 상환 위기
PF 우발채무 1조1000억 중 EOD 우려 대상 9648억 국내외 소송·영업정지 리스크와 중첩되며 위기감 통상 4~5월 신평 정기평가...사업보고서 등급 연동 구조 분수령
2025년 시공능력평가 6위에 랭크된 대형 건설업체 현대엔지니어링의 재무 우려 규모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최근 보도자료에서 올해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여는 새로운 시작의 원년”으로 제시하며 에너지 밸류체인과 산업건축 확대 전략을 내세웠다. 그러나 지난 3월 말 공시된 2025년 사업보고서에는 미래 비전보다 현재의 재무 상태에 대한 우려를 보여주는 숫자들이 더 선명하게 담겼다.
특히 부동산 PF 보증 약정에 포함된 신용등급 하락 시 기한이익상실(EOD) 조항, 대규모 책임준공 약정, 국내외 소송 증가가 동시에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장의 시선은 통상 4~5월에 진행되는 신용평가사 정기 평가 결과에 쏠리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수치로 드러난 리스크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가장 직접적인 경고 신호는 PF 우발부채에서 나타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PF 관련 신용보강 규모는 총 1조970억 원으로 전기 말(1조48억 원)보다 증가했다.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2744억 원, 지식산업센터 등 기타사업이 8226억 원이다.
특히 보고서에는 “일부 약정에는 시공사의 신용등급 하락 시 EOD 사유가 발생한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이 ‘신용등급 트리거’의 규모다.
정비사업 PF의 경우 “시공사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A- 이하 또는 기업어음 등급이 A2- 이하로 하락할 경우”에 EOD 사유가 발생하는데, 이 금액이 2368억 원이다. 기타사업 PF에서도 똑같은 조건이 설정돼 있고, 그 규모는 무려 7280억 원에 달한다. 결국 단순 PF 보증 리스크를 넘어 신용등급 변동이 발생할 경우 9648억 원, 약 1조 원에 육박하는 유동성 부담이 단기간에 현실화할 수 있는 구조다.
책임준공 리스크가 중첩돼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책임준공 미이행 시 조건부 채무인수 약정은 연결 기준 8조7627억 원, 중도금 대출 보증도 2323억 원이나 된다. 결국 PF 보증(1조970억 원) → EOD 발생 우려(약 1조 원) → 책임준공(8조7000억 원)으로 이어지는 ‘다층적 우발채무 구조’가 형성돼 있는 셈이다.

소송·산재·행정제재 등 다양한 국내외 리스크
재무 우려를 키우는 변수는 PF만이 아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피고로 계류 중인 국내외 주요 소송 및 중재는 총 109건(해외 12건·국내 97건)에 달한다. 국내 피고 사건의 소송가액만 1442억 원 규모다.
원고 사건은 해외 대형 중재가 급증하며 청구금액이 1조6988억 원으로 늘어났다. 특히 폴란드·말레이시아·우즈베키스탄 등 해외 플랜트 관련 대형 본드콜 반환 및 미수금 중재가 새로 제기됐다. 회사는 보고서를 통해 “소송 및 중재의 결과가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없다”며 불확실성을 시사했다.
국내 리스크도 적지 않다. 하자소송과 수분양자 계약 해제, 하도급대금 청구가 누적된 가운데, 안성 서울-세종고속도로 9공구 교량 붕괴 사고의 여파로 지난 2025년 12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각각 영업정지 8개월 사전통지를 내렸다.
회사는 “최종 영향은 현재로서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 영업정지로 확정될 경우 신규 수주 차단은 물론, 신용평가사의 사업위험 평가에도 부정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통상 4~5월 신평 시즌...PF 차환·수주 경쟁력 좌우
핵심은 이번 사업보고서에 드러난 신용등급 연동 리스크가 통상 4~5월에 진행되는 신용평가사 정기평가에서 어떻게 반영되느냐다. PF 우발채무 규모 자체보다 등급 하락 시 약 1조 원에 육박하는 EOD가 즉시 현실화할 수 있는 구조가 더 민감한 변수이기 때문이다.
주주구조 역시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최대주주인 현대건설(38.62%)을 중심으로, 정의선 회장(11.72%)과 현대글로비스·기아·현대모비스 등 그룹 계열사가 지분 8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같은 지배구조를 감안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은 단순 건설사를 넘어 그룹 내 핵심 계열사 하나로 평가된다.
회사가 최근 사명 변경 추진과 에너지 기업 전환을 선언한 것도 건설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완화하고, 중장기 성장 스토리를 통해 신용도 방어 논리를 강화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서 확인된 영업현금흐름 마이너스 9994억 원과 장기 연체채권 1조5000억 원은 신용평가 과정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시장에서는 향후 신용평가 결과가 PF 차환 여건과 신규 수주 경쟁력, 자금 조달 비용, 약 1조 원 규모 EOD 현실화 가능성의 핵심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