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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자산운용 최대 주주 지분 매각의 향방 주목

고(故) 김대영 회장 부인, 이지스 지분 12.4% 매각 추진 현대차증권/한국토지신탁/우리은행 12.7% 동반 매도 권리 보유 경영권 프리미엄 받으려면 다른 주주의 지분 매도 동참 필요

2025-02-28 08:12:44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이지스자산운용 창업주인 고(故) 김대영 회장의 부인이 최대 주주 지분 매각에 나섰다. 2024년 3월에도 지분 매각에 나섰으나,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융 당국의 제재 가능성 때문에 중단된 적이 있다. 이번 지분 매각의 핵심은 인수자가 다른 주주들의 지분까지 추가 매입해 이지스의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다. 경영권이 없는 2대 주주 지분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지분율 25%가 넘는 2대 주주는 등기 이사 추천을 통해 회사 경영에 깊이 관여할 수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손화자 여사, 보유 지분 12.4% 매각 공식화

고 김대영 회장과 함께 이지스자산운용을 창업한 조갑주 SMP(시니어 매니징 파트너)는 27일 임직원 서한에서 “최대 주주인 손화자 여사가 건강 상태 등 개인적 이유로 회사 지분 매각 의사를 밝혀왔다”며 “지난해 3월에는 어려운 시장 여건 등을 감안해 당분간 회사 안정에 집중하기로 합의했으나, 더 이상 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SMP는 이어 “이번 매각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며, 이지스가 필요로 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증권/한국토지신탁/우리은행은 대주주 지분 매각시 동반매도(Tag-along) 권리를 갖고 있어, 이를 합하면 최대 25.1% 지분이 매물로 나오는 것이다.


비싸게 팔기 위해서는 다른 주주도 매각에 동참해야

손 여사는 김대영 회장 별세 이후 상속받은 지분(45.5%)을 지속적으로 팔았다. 이번에는 모건 스탠리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해 남은 지분을 모두 정리할 계획이다. 맥킨지 컨설팅 파트너를 지낸 손씨의 딸이 이번 매각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손씨와 동반매도 권리가 있는 지분을 모두 합해도 25%에 불과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기 어렵다. 비(非)상장 기업의 2대 주주 지분은 배당 이외 다른 혜택이 없어서, M&A (인수합병) 시장에서 인기가 많지 않다. 기존 주주 가운데 대신증권, 우미글로벌, 금성백조주택은 이지스운용과 전략적 사업 관계를 맺고 있어서 지분 매각에 동참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태영건설(5.2%)은 마곡 CP-4 시공사를 맡는 등 이지스와 사업적으로 긴밀한 관계이지만, 동참할 수 있다. 산업은행이 주도하는 워크아웃 상태여서, 회사 의지와 상관없이 최대한 보유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잠재 인수 후보는 전략적 투자자(SI) 또는 IPO 염두에 둔 재무적 투자자(FI)

조갑주 SMP측 우호 지분은 GF인베스먼트를 포함해 약 41% 수준이어서, 잠재 인수자가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은 만만치 않다. 따라서, 한국 시장 진출을 시도하거나, 운용자산(AUM) 규모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하는 외국계 자산운용사의 지분 매입 가능성이 있다.


기업공개(IPO) 이후 주식매매 차익을 겨냥한 재무적 투자자도 참여할 수 있다. 이지스는 2018년 국내 자산운용사 최초로 IPO 계획을 밝히며 주간 증권사까지 선정했으나,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철회했다. 이때 평가된 기업가치는 약 4000억~5000억원이다. 하지만, 2023년부터 영업이익이 급격히 줄고 부동산 및 금융 시장 환경이 급격히 변해서 기업 가치를 얼마만큼 인정받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