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 • 리테일
지방 소멸과 온라인 쇼핑의 구조적 변화 애써 외면(?)
이지스/유경PSG, 2024년 홈플러스 지방 점포 매각 시도했다 철회 대주단은 리스크 관리 위해 대출 만기 6, 12개월 단위로 연장 홈플러스 법정관리 개시 이후 만기 연장 불확실성 커져
사람과 자금은 서울과 수도권으로 집중되면서 지방은 빠른 속도로 쪼그라들고 있다.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대세로 자리잡고, 쿠팡은 연간 매출 40조원을 넘기며 신세계그룹 전체 매출을 뛰어넘었다.
홈플러스 지방 점포를 세일 앤 리스백 (Sale & Lease-back) 형태로 인수한 자산운용사들은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간과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조 변화는 수년 전부터 감지됐지만, 운용사들이 펀드 만기 이전에 보다 적극적인 자산 매각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법정관리 시작 이후 대주단은 강하게 원리금 상환에 나설 계획이다.
유경PSG, 홈플러스 3개 점포 입찰 가격이 감정가에 미달해 철회
유경PSG자산운용은 2020년 ‘유경공모부동산투자신탁 3호’를 통해 홈플러스 울산점과 구미 광평점, 시화점을 3003억원(부대비용 제외)에 인수했다. 홈플러스가 지급하는 연간 임대료는 2020년 기준 152억이며, 매년 2%씩 올라가는 구조다.
유경PSG는 2025년 2월 펀드 만기를 앞두고 2024년 9월 경쟁 입찰을 실시했으나, 입찰 가격이 2600억원으로 감정평가액(3300억원)의 약 80%에 불과했다. 이에 매각을 철회하고 대신 펀드 만기를 3년 연장했다.
운용사는 올해 2월말 대출금 만기를 연장했는데, 금리가 선순위는 3.2%에서 5.3%로, 후순위는 4.7%에서 8.2%로 높아졌다. 만기는 12개월 연장됐다. 그나마 홈플러스의 회생 절차가 개시되기 이전이어서 연장된 것으로 보인다.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홈플러스 법정관리는 누구도 예상 못했지만, 리테일 자산을 둘러싼 구조적 변화를 감안해 어렵지만 손해를 감수하고 매각하는 과감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스 인수한 지방 점포, 대출금 만기 8월에 몰려 있어
이지스자산운용은 2012년 8월 ‘이지스 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13호’를 통해 동수원/서울 금천/서울 영등포/부산 센텀시티 점포를 6066억원 (비용 제외)를 인수했다. 2022년 수익증권 거래(share deal)를 통해 지메이 코리아 컨소시엄이 약 9400억원에 인수했다. 그런데 13호 펀드의 선순위 대출금 56000억원 만기가 8월에 돌아온다.
이지스는 또한 2017년 ‘이지스 코어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 126호’를 통해 전주 효자점을 1700억원(비용 제외)에 인수했다. 2024년 8월 선제적인 자산 매각에 나섰으나, 인수자를 찾기 어려워 철회했다.
대주단은 리테일 자산의 리스크를 감안해 2024년 2월말 만기부터 일부 원금 상환을 요구하며, 대출 기간을 6개월 단위로 연장했다. 금리도 6~7% 수준으로 높아져 투자자 배당은 중단됐다. 연장된 선.중순위 대출금(1039억원) 만기가 8월말에 돌아오는데 법정관리 상황이 관건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약정 금액만큼 정상적으로 임대료를 지급해야 하는데, 법정관리는 너무 변수가 많아 장담하기 어렵다”며 “보수적인 전제하에 최대한 빨리 원리금 상환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