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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롯데마트 동대전점, 대주단이 경매 신청

한국토지신탁, 2013년 세일앤리스백으로 인수 2018년 롯데마트 폐점 이후 후속 임차인 구하기 난항 주상 복합 개발 시도했으나, 규제 & 시장 악화로 무산

2025-04-01 08:30:17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한국토지신탁이 리츠(REITs)를 통해 세일 앤 리스백(Sale & Lease back. 이하 SLB) 방식으로 매입한 롯데마트 점포가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경매에 넘어갔다. 할인 마트의 장기간 안정적 임대료를 기반으로 투자했다가, 예상치 못한 폐점 이후 우량한 후속 임차인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주상복합 등 다른 용도로 개발도 추진했으나, 정부 규제와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이마저 무산됐다.


홈플러스가 SLB 형태로 매각한 점포도 기업회생 계획 논의 과정에서 임대료 조정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판매 실적이 저조해 조기 폐점이 확정되면, 상당한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토지신탁, 임대료 수입 믿고 투자했다가 폐점으로 위기 봉착

한국토지신탁은 2013년 8월 ‘케이원제3호 기업구조조정 리츠’를 설립해 롯데마트 동대전점을 SLB 방식으로 221억원에 인수했다. 이때만 해도 전자상거래(e-커머스)가 시장 점유율을 점차 높여갔지만 절대적인 수준은 아니어서, 대기업의 안정적인 임대료 수입이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2018년 6월, 롯데마트가 실적 부진을 이유로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폐점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점포가 롯데마트의 영업에 특화된 형태로 설계됐기 때문에, 다른 임차인이 들어오기 쉽지 않다. 한국토지신탁은 투자 회수에 나섰고, 2020년초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은 주상복합 개발 목적으로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2020년 5월 ‘대전 역세권 재정비 촉진지구 개발행위 허가 제한 구역'에 포함되면서 3년 동안 매각과 개발이 금지됐다. 대전시는 2023년 6월 혁신지구를 해제했으나, 이때는 주상복합 인기가 식으면서 사업성이 나오지 않았다.


주주 대여금으로 영업 적자 버티다가, 결국 경매행(行)

롯데마트 동대전점은 폐점 이후 임대료 수입이 ‘0’원이었다가, 2021년 7월 다수의 소규모 임차인을 구해 2022년말까지는 100% 임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3년부터 다시 60%로 떨어지면서 2023년 6억8600만원, 2024년 4억8900만원 영업 적자를 기록했다.


케이원3호 리츠는 2020년 남대전농협 등에서 150억원을 5년 만기로 차입했고, 2024년 기준 이자비용이 10억원에 가깝지만, 임대료 수입은 6억원에 불과했다. 그동안 주주 대여금(24억5000만원)으로 이자를 지급했으나,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웠다. 결국 대주단은 지난 3월말 이자 미납을 이유로 담보로 잡은 동대전점의 경매를 신청했다고 공시했다.


리츠 자본금은 108억원이며, 주주 구성은 스타코넷(39.2%), 케이클라비스운용(16.2%), 한국토지신탁(8.3%) 등이다.


부동산 개발 업계 관계자는 “마트 점포는 할인점이 문을 닫으면 다른 용도로 개발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이제는 임대료 수입 이외에 다른 투자 회수(Exit) 방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