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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자 매각 추진하는 홈플러스의 미래는

총자산 8.9조인데 청산가치는 3.7조 평가 영업이익 회복 능력 부족으로 계속기업가치는 낮게 평가 최초 M&A 기간 6개월 부여, 인수자 찾으면 연장 가능

2025-06-13 08:02:54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중인 홈플러스의 제3자 매각이 추진된다.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 청산가치가 계속 기업가치보다 높게 나왔기 때문이다. 연말까지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 내년부터는 모든 자산을 매각해 부채를 상환하는 청산 절차를 밟아야 한다.


유통산업이 점포 중심 영업에서 e-커머스로 빠르게 바뀌고 있고 국내 유통 대기업은 자금여력이 부족해, 매각을 위해서는 상당한 가격 할인 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일앤리스백(SLB) 형태로 점포를 인수한 투자자들은 손실 확정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회계법인, “홈플러스 영업이익 회복이 쉽지 않다” 판단

삼일PwC는 향후 10년간 예상되는 잉여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계속 기업가치를 2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반면, 홈플러스가 모든 자산을 매각할 때 받을 수 있는 청산가치는 37000억원으로 평가했다. 보유 부동산(건물과 토지 등)48603억원으로 평가돼 있어, 실제 청산이 시작되면 상당히 싸게 팔아야 한다는 의미다.

 

많은 경우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게 나와서, 회생계획에서 이자율 인하와 만기연장 등 채무조정이 이뤄진다. 하지만, 홈플러스는 유통산업이 e-커머스로 전환되는 시기에,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해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이미 2024 회계연도 영업손실이 3142억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의 자산 및 부채 규모를 감안할 때, 자산매각 대금으로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MBK파트너스 펀드의 투자금(25000억원)은 전액 손실이다



국내 유통 대기업은 홈플러스 인수 여력이 없다

3자 매각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고, 신규 자금 유입으로 기업 회생에 보다 유리하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인 신세계와 롯데그룹은 인수여력이 거의 없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건설 PF 부실과 이마트의 영업이익 추락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할 상황이 못된다. 롯데그룹도 마찬가지다. 롯데케미칼은 중국발() 공급과잉 이슈로, 롯데건설은 부동산PF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롯데마트는 오래 전에 경쟁력을 상실해 유통업 추가 투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한국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테무, 알리 등이 거론되지만 쌍용자동차와 금호타이어 등 과거 경험을 볼 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사모펀드(PE)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채권단과 법원의 신뢰를 잃었다.

M&A 성사 위해서는 상당한 가격 할인 불가피

지난 4월 신선식품 배송 기업 오아시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e-커머스 기업 티몬을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대금과 미지급 임금/퇴직급여 등을 합해 총 181억원이다. 청산가치(136억원)보다 약간 높은 금액이며, 무담보 채권 변제율은 약 0.8%에 불과했다.

 

홈플러스 역시 기업 매각을 위해서는 가격을 낮춰야 하지만, 인수자가 청산가치 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지 않으면 법원 인가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쟁력이 약해진 홈플러스를 4조원 가까운 금액에 인수할 투자자를 찾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일괄 매각 대신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 사업은 분리 매각하고, 점포는 개별 매각이 시도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