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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신용등급이 한꺼번에 떨어진 까닭은

PF 우발채무 부담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결정적 요인 신평사들 “구조적 개선 없으면 추가 하락 가능성” 경고

2025-06-19 08:37:50황재성js.hwang@corebeat.co.kr

국내 3대 신용평가사들이 일제히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낮췄다. 주요 신평사들이 건설사의 신용등급을 동시에 하향 조정한 것은 비교적 드문 사례로, 최근 분양시장 위축과 유동성 부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를 시작으로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 등 3대 신평사는 최근 잇따라 롯데건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는 2019~2020년 ‘A’에서 ‘A+’로 상향된 이후 약 5년 만의 조정이다.


한국신용평가는 롯데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등급을 ‘A2+’에서 ‘A2’로 각각 한 단계씩 낮췄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도 장·단기 신용등급을 같은 수준으로 조정했다.


신평사들은 이번 하향 조정의 결정적 배경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부동산 경기 침체를 지목했다. 사업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우발채무로 인한 재무 부담도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신용평가는 “2025년 3월 말 기준 연결 PF 보증 규모가 3조6345억 원(정비사업 4859억 원 포함)에 달해, 자기자본 및 보유 유동성 대비 과중한 수준”이라며 “주택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국내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롯데건설이 경영 위기에 처할 경우 롯데그룹이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자체 신용도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수익구조와 재무 안정성이 과거보다 저하됐고, PF 관련 우발채무 역시 여전히 부담스럽다”고 평가했다. NICE신용평가는 “높은 공사원가와 금융비용 부담으로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평사들은 향후 등급 변동 요건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분양시장 부진이 장기화되거나 PF 미매각 자산이 누적되면 추가 하향 가능성이 있으며, 반대로 분양 성과가 개선되고 차입구조가 안정되면 등급 상향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어 “지금은 일시적인 대응보다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수익구조 다변화가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