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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3가 10지구에서 또다시 주목받는 NH증권의 PF 조달 전략

2025-06-19 08:36:53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NH투자증권, 3280억 원에 선매입약정 체결

서울 을지로3 10지구 개발사업에서 금융주관사를 맡은 NH투자증권이 선매입 약정과 후순위 대출 총액인수를 결합한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조달 전략으로 다시 한번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개발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을지로3 10지구에 들어서는 센트럴오피스2의 착공을 위해 총 3,280억 원 규모의 PF를 조달하고 있다. PF 조달 구조는트랜치 A 2,330억 원트랜치 B 750억 원트랜치 C 330억 원 등으로 구성됐다.


NH투자증권은 이를 위해 시행사인을지로95PFV’와 준공 후 선매입 약정을 체결했다. 이는 PF 대출을 제공하는 대주들에게 엑시트(자금 회수)를 보장하는 안전장치로 작용한다.


선매입 약정금액은 PF 조달금액과 동일한 3,280억 원이며, 3.3㎡당 환산가는 3,482만 원이다. 최악의 경우 시행사가 준공 후 PF를 상환하지 못하더라도, NH투자증권이 해당 자산을 매입하기로 약정했기 때문에 대주단은 엑시트 실패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다.


또한 NH투자증권이 선매입 약정을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비해, 트랜치 A·B 대주단과 시공사인 우미건설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했다. 이들은 NH투자증권보다 낮은 가격인 2,950억 원(3.3㎡당 3,132만 원)에 해당 자산을 우선 매입할 수 있도록 했다.

시행사가 사업비보다 낮은 금액의 선매도 결정한 이유

주목할만한 점은 NH투자증권의 선매입 약정금액이 총 사업비 3,766억 원보다 낮다는 점이다. 감정평가법인은 준공 이후 센트럴오피스2의 가치를 4,551억 원(3.3㎡당 4,831만 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처럼 시행사인 을지로95PFV가 다소 낮은 금액에 선매각을 선택한 이유는 PF 조달을 통해 사업을 조기에 착공·완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시행사 측은 준공 시점인 2029년 상반기 이후, 오피스를 3.3㎡당 4,000만 원대 후반에 매각하거나 담보 대출을 통해 PF를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을지로95PFV는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이지스랜드플랫폼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1-3 44.4%를 출자한 1대 주주다. 이스턴투자개발이 33.3%의 지분을 가진 2대 주주이며, 이지스자산운용(11.7%)과 시공사 우미건설(5.5%)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사업지인 을지로3 10지구는 서울지하철 2·3호선 을지로3가역에서 100m 거리의 초역세권으로, 임차인 유치 여건이 양호하다. 특히 준공 시점이 세운지구, 서울역 등 다른 CBD 개발 프로젝트보다 상대적으로 빠르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NH투자증권은 선매입 약정을 체결했지만 실제 매입 가능성은 낮다. 대신 금융주관사로서 선매입 약정 수수료, 금융주관 수수료, 후순위 대출 이자 등에서 수백억 원 규모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의 PF 전략, 세운 3-2·3지구와 판박이

NH투자증권은 이미 앞서 세운 3-2·3지구에서도 디블록그룹(옛 한호건설)의 사업에 금융주관사로 참여해 9,500억 원 규모의 PF 조달을 성사시킨 바 있다.


당시에도 선매입 약정과 후순위 대출 총액인수 전략을 활용해, 오피스 B동에 대해 선매입을 약정하고 1,500억 원의 후순위 대출을 인수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NH투자증권은 1,000억 원이 넘는 수수료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보다 앞선 2016년 여의도 파크원 개발사업에서도 NH투자증권은 동일한 기법을 활용해 21,000억 원의 PF를 조달, 부동산 PF 강자로서의 입지를 확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