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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본사 & 강서점 소유 리츠와 대주주도 ‘휘청’

㈜디지자산관리, 리츠 담보로 215억 차입했다가 1차 EOD 발생 2024년 모회사 대납으로 EOD 벗어나 위기 모면 사모 리츠 임대료 50% 삭감되면, 홈플러스 본사 비워줘야

2025-04-14 08:50:39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홈플러스 본사 사옥과 강서점을 소유한 리츠(REITs)와 리츠의 대주주가 흔들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강서점을 수직 증축해 사옥을 마련한 이후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back. SLB) 형태로 매각한바 있다. 홈플러스가 SLB 형태로 점포를 인수한 사모 펀드/리츠에 임대료 50% 삭감을 제시했는데, 회사의 심장에 해당하는 본사 건물과 강서점까지 삭감을 요구할지 주목된다. 임대료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홈플러스는 본사 직원들이 일하는 사옥까지 옮겨야 할 상황이다. 


디지자산관리, 홈플러스 강서점 수직 증축으로 본사 사옥 마련

(주)디지자산관리는 대구의 부동산 개발 회사로 홈플러스 본사 사옥 증축을 위해 2014년 설립됐다. 대주주는 브리티시자산관리(51%)이며, 이 회사는 대구 달서구 용산동 208-2 번지 일대 주상복합 ‘용산 자이’를 개발했다. 


디지자산관리는 홈플러스 강서점을 수직 증축해 사무 공간을 조성했고, 홈플러스 본사는 2016년 이 곳으로 이전했다. 이 회사는 2017년 JR제24호 기업구조조정 리츠를 설립해 사옥 및 강서점을 넘겼다. 당시 리츠의 주주는 디지자산관리 34.6%(보통주), KB증권 등 6개사 65.4%(우선주), JR투자운용 3.1%(우선주)였다. 2022년 8월 JR투자운용을 제외한 나머지 우선주 65.4%를 유상 감자 방식으로 소각했고, JR운용 지분도 2025년 8월까지 21억원에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다. 앞으로 디지자산관리가 리츠의 100% 주주가 되는 셈이다. 


디지자산관리, NH투자증권 차입금 못 갚아 1차 EOD 발생했다가 모회사 대납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JR리츠는 2022년 8월 기존 대출금 상환을 위해 홈플러스 건물을 담보로 2900억원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디지자산관리는 2023년 9월 NH투자증권 차입금 205억원, 라이언자산운용 사모 사채 10억원의 원리금을 갚지 못해 기한이익사상실(EOD)이 선언됐다. 8% 금리에 3% 연체 이자가 가산됐다. NH투자증권은 2023년 12월말 법원을 통해 주식 특별 현금화 명령을 받았으나, 회사는 곧바로 항고했다. 결국, 디지자산관리의 모회사인 브리티시자산관리가 2024년 178억원을 빌려줘, 이 돈으로 차입금을 모두 상환해 기사회생했다.


홈플러스 본사 이전도 임대료 협상에 달렸다

JR24호리츠의 2024년 6월 - 2024년 11월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임대료 수입은 92억원, 영업이익 50억원이지만, 대출 이자 비용은 80억원이다. 현금유출이 없는 감가상각비 21억원을 감안해도,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홈플러스가 SLB로 매각한 점포의 임대료 50% 삭감 요구를 받아들이면, 리츠는 EOD 발생이 불가피하다. 담보 대출 2848억원 만기는 올해 8월10일이다. 임대료 협의가 어긋나면 홈플러스는 본사 사옥을 비워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리츠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본사 사옥은 필요하기 때문에, JR24호 리츠는 임대료 삭감 비율을 낮게 적용할 수 있지만, 다른 점포 인수자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며 “대주단의 8월 만기 연장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