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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홈플러스 대출금 전액 고정 여신 분류

기업 대출 부실채권 비율 6년 만에 1% 넘어서 고정 여신은 대손충당금 20% 적립해야 재무건전성 킥스 비율 130%로 낮춰져 대출 여력 숨통

2025-05-26 08:29:41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부동산 선순위 담보 및 PF대출 시장의 큰 손인 보험사들이 홈플러스 관련 대출금을 모두 고정 여신으로 분류하며, 부실화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고정은 원리금 대출이 1개월 이상 연체됐거나, 연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될 때 분류된다. 홈플러스와 투자 펀드 및 리츠(REITs)의 임차료 조정 협상이 진행되고 있으나, 보험사들은 연체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이에 따라, 보험사의 기업 대출 부실채권 비율이 2019년 이후 6년 만에 1%를 넘어섰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보험사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재무건전성 지표인 킥스(K-ICS) 비율 기준치를 150%에서 130%로 하향 조정하면서 보험사들의 대출 여력이 다소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대출금, 왜 모두 고정으로 분류했나(?)

홈플러스는 사모 펀드/리츠가 소유한 점포의 임차료는 50%, 공모 펀드/리츠는 35% 일괄 감면을 요청했다.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은 점포 17개는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여기에는 MDM그룹이 2021년 코람코자산신탁 리츠코크렙NPS2에서 인수한 10개점이 포함돼 있다.

 

보험사들은 그동안 세일앤리스백(Sale & Leaseback) 형태로 투자자들이 인수한 점포의 선순위 담보대출(LTV 60~70%)을 제공해 이자 수익을 거둬왔다. 그런데, 임차료가 35% 또는 50% 삭감되면 펀드/리츠가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기한이익 상실(EOD)이 발행할 수밖에 없다. 이 시점이 대략 8월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은 대출금 회수를 위해 점포를 공매에 넘겨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인수자를 찾기 어려워 대출금은 부실채권(NPL)이 된다. 따라서, 금융감독원 지침에 따라 선제적으로 고정 여신으로 분류하며 대손충당금 20%를 적립했다.

 

현재, 사모 펀드/리츠 투자자들은 추가 출자로 이자 비용을 조달하는 방안을, 공모 펀드/리츠 투자자들은 대주단과 이자 상환 유예를 협의하고 있다.

금감원, 킥스 비율 하향 조정...보험사 대출 약간 숨통 트여

금융감독원은 올해 3분기부터 보험사의 킥스 비율 기준점을 150% 이상에서 130% 이상으로 낮출 계획이다. 가장 큰 이유는 보험사들이 자본금 확충을 위해 발행하는 후순위 영구채 (만기 30년 이상) 금리가 자산운용 수익률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최근 롯데손해보험은 2020년 발행한 영구채 900억원의 조기 상환을 추진했으나, 금감원은 조기상환시 킥스 비율이 150% 밑으로 떨어진다며 반대해 결국 무산됐다. 이 영구채의 발행금리는 5%인데, 롯데손보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20242.3%에 불과하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영구채가 아닌 유상증자 또는 이익잉여금을 통한 킥스 비율 제고를 주문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다만, 킥스 비율 기준치가 130%로 낮아지면서, 이를 맞추기 위해 부동산 담보 및 PF 대출을 줄여왔던 보험사들의 대출 여력에 다소 숨통이 트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후순위 영구채 금리보다 크게 낮기 때문에, 자본확충 목적으로 영구채를 발행할수록 적자가 늘어나는 기형적 구조라며 킥스 비율 하향 조정으로 부동산 관련 대출 여력이 다소 늘어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