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 • 데이터센터
김포에 80MW급 초대형 데이터센터 들어선다
DL이앤씨, 디지털리얼티와 3616억 공사계약 체결 주민 반발로 4년간 멈췄던 사업, 행정심판 거쳐 재개
경기 김포시 구래동에 들어설 초대형 데이터센터 건설사업이 본격화된다. 시공사 DL이앤씨가 공사계약 체결 사실을 공시하며, 그간 지연됐던 사업이 공식화된 것이다. 2021년 건축허가를 받고도 지역 주민 반발로 표류하던 프로젝트가 4년 만에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김포시 구래동 6877-9번지 일대에 들어설 ‘ICN11 데이터센터’ 건설공사를 3616억 5200만 원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공사기간은 이달 25부터 2027년 10월 24일까지 29개월이다.
발주처는 ‘디지털서울2 유한회사’로,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의 선두주자인 미국 디지털리얼티트러스트(Digital Realty Trust)가 ICN11 사업을 위해 2021년 설립한 국내 법인이다.
이번 데이터센터는 1만9686㎡(약 5955평) 부지에 지하 4층~지상 8층, 연면적 약 9만5490㎡(약 2만8900평) 규모로 들어서며, 전력 수용 능력은 80MW(IT는 64MW)로 하이퍼스케일 급이다. 이는 최소 10만 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에 해당한다.
디지털리얼티는 ICN11을 통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구글 클라우드 등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CSP)를 위한 하이퍼스케일 전용 공간을 제공하는 동시에, 국내외 IT 기업을 대상으로 코로케이션(서버 공간 임대) 서비스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리얼티는 2022년 9월 “ICN11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디지털서울1(ICN10)’과 광케이블로 연결해 전 세계 1500개 이상의 기업, 1200개 이상의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 1100개 이상의 클라우드 및 IT 공급업체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사업은 2021년 6월 김포시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김포한강신도시 인근 주민들의 반발로 2024년 3월 착공 신고가 김포시로부터 반려되면서 지연됐다.
주민들은 전자파, 소음, 열섬 현상, 경관 훼손 등을 이유로 반대해왔으며, 특히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매설될 154kV 특고압선이 건강과 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디지털리얼티 측은 김포시의 반려 결정에 대해 행정심판을 제기했고, 경기도 행정심판위원회는 2024년 10월 21일 “착공 신고 반려는 위법”이라며 사업자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김포시는 같은 해 11월 17일 착공 신고를 정식 수리했다. 김포시 관계자는 “행정심판 결과는 법적으로 반드시 이행해야 하므로 수리는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행정적 갈등이 일단락된 가운데, DL이앤씨가 시행사와 정식 공사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사업은 본격적인 실행 국면에 들어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과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에서, 수도권에 초대형 데이터 저장소가 들어서는 것은 국가 차원의 핵심 인프라 확충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