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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서린빌딩 몸값이 3.3㎡당 5000만 원 이상으로 치솟은 까닭

회사채 발행 앞두고 자산가치 상향...재무지표 개선 효과 CBD 시장 시세와 괴리 커...지나친 자산 부풀리기 지적도

2025-06-12 09:04:05황재성js.hwang@corebeat.co.kr

SK위탁관리리츠(이하 SK리츠)가 보유 중인 주요 부동산 자산의 평가 가치를 대폭 상향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가치가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가운데, 서울 중구 서린동 ‘SK서린빌딩’의 공정가치가 3.3㎡당 5000만 원을 넘어서면서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부동산 투자업계에 따르면 SK리츠는 최근 공시한 2024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보유 중인 자산에 대한 ‘가치 추정 감정평가컨설팅’을 실시, 전반적인 자산가치를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재평가는 대지 약 7만 평, 연면적 14만 531평 규모의 부동산 자산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4조2176억 원이었던 자산 총액은 4조9141억 원으로 16.5% 증가했다.


자산별로는 SK서린빌딩이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2021년 7월 1조30억 원에 매입된 이 빌딩은 이번 평가에서 1조3123억 원으로 30.8% 상승했다.


이어 성남 분당의 ‘SK U-타워’가 5072억 원에서 6255억 원으로 23.3% 올랐고, 2021년 인수한 전국 111개 주유소도 7664억 원에서 9114억 원으로 18.9% 상승했다.


종로타워(9.9%), 수처리센터 5개 동(4.5%), 중구 충무로의 SK-C타워(5.5%) 등도 모두 가치가 상향 조정됐다.


SK리츠는 자산 재평가를 통해 재무지표 개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재평가를 반영하면 담보인정비율(LTV)은 기존 65.7%에서 59.1%로, 부채비율은 230%에서 166%로 각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힘입어 SK리츠는 지난 2월 27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연 3.35% 금리로 발행한 데 이어, 5월에도 2100억 원을 추가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특정 자산의 평가액이 과도하게 책정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특히 SK서린빌딩의 경우 연면적 8만8327㎡(약 2만5358평)를 기준으로 3.3㎡당 가격이 5175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울 도심업무지구(CBD) 내 프라임 오피스 빌딩의 평균 거래가인 3000만 원대 중반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업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CBD 내 연면적 3만3000㎡ 이상 빌딩의 평균 매매가는 3.3㎡당 3264만 원 수준이며, 지난해 거래된 시티타워(3700만 원), 한화빌딩(3592만 원) 역시 이 범위 내에 있다.


SK리츠 측은 SK서린빌딩에 대해 “SK㈜가 100% 임차해 1999년부터 통합사옥으로 사용 중인 상징적인 건물”이라며 “CBD 내 2만 평(약 6만6000㎡) 이상 규모의 프라임 오피스는 10여 곳에 불과할 만큼 희소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2019년 약 1200억 원을 투자해 리모델링을 완료해 신축에 가까운 상태이며, 지하철 1·2·5호선이 반경 400m 내에 위치한 트리플역세권”이라며 “GTX-A 노선 개통 등으로 자산가치가 더욱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한 부동산 자산운용 전문가는 “공정가치는 감정평가법과 수익환원법 등을 종합해 산정되는 지표로 자산의 시가를 반영하지만, 실제 시장 거래가와 괴리가 클 경우 투자자 신뢰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리츠의 경우 자산 가치와 배당 안정성이 밀접하게 연계돼 있어, 이번 재평가가 자산가치 부풀리기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만큼 시장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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