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 시장동향
현대차그룹, 오피스 부족 고민이 깊어진다
GBC 건립 지연 겹쳐 만성적인 사무공간 부족 서울, 판교 일대 분산 입주로 업무 효율성 차질 투자자 관점에서는 오피스 임대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
현대차그룹, 강남 오피스 임대 시장의 큰 손으로 부상
지난 5월 현대자동차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위워크타워(옛 PCA생명 타워) 12개층을 임차했다. 양재동 사옥의 리모델링 공사 진행으로 사무실을 옮겨야 했던 것이다. 2023년 2분기에는 강남구 대치동 오토웨이 타워에 입주하고 있던 국내 사업본부, 양재동 사옥의 제네시스 사업본부, 글로벌사업관리본부, 브랜드마케팅본부, 글로벌 상용수소 사업본부 등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831-7번지 스케일타워로 이전했다.
현대차는 당시 SK D&D로부터 스케일타워 지분 50%를 2,532억원(평당 5,530만원)에 매입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당시 강남권의 주요 오피스 빌딩 가격이 평당 3500만원 안팎이었는데, 무려 50~60% 비싸게 샀기 때문이다. 재무적 투자자(FI)는 현금흐름과 배당, 시장 금리 등이 중요하지만, 현대자동차와 같은 전략적 투자자(SI)는 ‘좋은’ 오피스를 구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오피스 지분율은 50%지만, 건물 전체 1만5000평을 모두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943번지에 위치한 루첸타워에는 IT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가 자리잡았다. 지하 6층~지상 20층 건물의 8개 층을 임차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2021년 강남구 역삼동 삼정개발 빌딩에서 성수동 디타워 서울포레스트 빌딩으로 이전했다. 현대모비스는 오래전부터 역삼동 SI (Seoul International) 타워에 자리잡고 있다.
미래 자동차 R&D 기능은 판교로 집결
현대차그룹의 미래 자동차 사업의 핵심은 '포티투닷'이다. 과거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내며 AI(인공지능) 개발을 총괄했던 송창현 대표가 설립한 스타트업인데, 2022년 현대차그룹이 4,276억원(지분율 93%)을 투자해 인수했다. 현대차그룹의 SDV(Software-Defined Vehicle) 개발을 맡고 있으며 송창현 대표가 SDV 본부장을 동시에 맡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총 1조원을 투자해 기술 개발과 인재 확보에 사용할 예정이며, 2025년까지 관련 기술 개발을 마치고 2026년부터 그룹의 전 차종에 적용할 계획이다.
포티투닷은 판교 테크노밸리 산업단지의 SW드림타운 1개 동(1만2000평)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올해 안에 강남을 비롯해 판교, 용인 등에 팀이 나뉘어 있는 인력 들이 이전할 예정이다. 경기도 남양연구소 차량 소프트웨어(SW)담당 산하 전자, 인포테인먼트, 자율주행조직과 포티투닷이 통합되면 600명 이상이 일하는 R&D조직으로 커진다.
추가로 주목받는 곳은 경기도 분당구 백현동 534에 위치한 판교테크윈 타워다. 올해 2월 네이버와 네이버웹툰이 임차중인 공간을 전대(轉貸)하면서 특이하게 경쟁 입찰이 벌어졌다.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현대자동차가 낙찰됐는데, 오토웨이 타워에서 근무중인 자율주행 사업부 인력들이 올해 하반기 옮겨올 예정이다. 판교 반도체 개발실, 화성 자율주행 사업부, 글로벌 소프트웨어 센터, 현대모비스 반도체 개발 인력도 순차적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판교테크윈 타워는 15층 건물인데 현대차가 11개층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남양연구소 AVP(차세대자동차플랫폼)본부 리서치랩 인력 이전도 검토되고 있으나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대차는 2021년초 선행기술원(IATD)을 설립하면서 그레이츠 판교(구 크래프톤타워)’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최근 선행기술원을 해체하고, 근무하던 하드웨어(HW) 개발자들은 의왕, 남양연구소로 전환 배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현대차 R&D 부서가 판교로 모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IT 분야 인재들이 서울 강남과 판교를 너무 선호하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오피스가 있으면 아예 입사하지 않는 성향이 강하다.
한편, 현대제철은 양재동 사옥 공간이 부족해지면서 2023년초 그레이츠 판교로 이전해 4개층 4000평을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