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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표류 끝, 용산국제업무지구 11월 마지막주에 기공식

SH, 기공식 용역 입찰 공고...착공 위한 행정절차 사실상 완료 ‘국토 균형발전 vs 서울 고밀 개발’ 충돌 우려, 사업 추진 변수

2025-08-20 07:39:30황재성js.hwang@corebeat.co.kr

서울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의 첫걸음을 알리는 기공식을 11월 마지막 주에 개최하기로 했다.


이번 기공식은 25년 이상 표류했던 초대형 프로젝트의 재개를 대내외에 선포하는 한편, 사업의 불확실성을 털어내고 투자 심리를 회복하려는 상징적 행사다.


다만 국토 균형발전을 강조하는 새 정부의 정책 기조가 서울시의 고밀 개발 구상과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사업 추진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1일 나라장터에 따르면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 기공식 행사 대행 용역업체 선정 입찰’을 위해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사전규격 공개를 진행했다.


사전규격공개는 정부나 공공기관이 조달청에 5000만 원 이상 규모의 물품구매나 건설공사·연구용역 발주를 의뢰할 경우, 입찰공고 전에 내용을 일정 기간 공개하는 절차다. 특정 업체에 유리한 조건을 반영해 일부 업체가 사업을 독점하는 일을 막기 위한 장치다.


SH 관계자는 “21일까지 사전규격에 대한 참여업체 의견을 받고, 22일에는 긴급공고 방식으로 입찰공고를 낼 계획”이라며 “늦어도 9월 중에는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입찰 과업내용서에 따르면 기공식은 11월 4주 차에 사업 구역 내 A2블록 야외 행사장에서 열린다. 참석 대상은 서울시장과 국토교통부 장관, SH·코레일 등 사업 시행자 대표를 비롯한 내외빈 등 약 5000명이다.


행사는 1부 기공식과 2부 콘서트 형식의 축하공연으로 나뉘어 총 2시간 30분간 진행된다. 예산은 4억5738만 원(부가가치세 포함)으로 책정됐으며, 사업 기간은 착수일로부터 3개월이다.


SH는 기공식 취지에 대해 “글로벌 업무 중심지이자 서울의 국제 경쟁력 강화의 핵심지 조성을 위한 실질적 첫걸음을 선포하고, 장기간 방치됐던 용산역 정비창 부지가 일·주거·여가 기능이 융합된 입체 복합 수직 도시로 재탄생할 것임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2001년 첫 공식 언급 후 수차례 좌초와 재추진 반복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2001년 처음 공식적으로 언급된 이후 수차례 좌초와 재추진을 거듭해 온 초대형 도시개발 프로젝트다. 대상지는 용산역 정비창 부지 약 46만㎡(14만여 평) 규모로, 총사업비는 약 14조5000억 원에 달한다. 업무·주거·상업·문화시설이 어우러진 초대형 복합단지로 개발되며, 글로벌 기업 유치와 서울의 새로운 비즈니스 중심축 형성이 목표다.


그간 사업이 지연된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행사 부도, 토지 보상 및 민관 협의 과정의 난항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용산 개발’은 대표적인 표류 사업으로 꼽혀 왔다.


현재 이 사업은 착공을 위한 마지막 행정절차에 들어섰다.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는 지난 6월 서울시에 전체 공사비와 기반시설, 건축물에 대한 구체적 시행 지침이 담긴 ‘구역·개발계획 변경안 및 실시계획안 인가’를 요청했다.


도시개발사업의 행정절차는 △도시개발구역 지정 및 개발계획 수립 △실시계획 인가(토지 보상 포함) △착공 등 3단계로 구성된다. 이번 인가 요청은 사실상 최종 단계에 해당한다. 서울시는 이미 주민공람과 내부 협의를 마쳤으며,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르면 10월 중 인가를 내줄 방침이다.


코레일과 SH는 인가를 받는 대로 부지 조성 등 기반시설 공사에 착수하고, 11월부터는 토지 분양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기공식도 그 일환이다.


다만 지난 5월 출범한 새 정부가 국토 균형발전을 거듭 강조해 온 점은 변수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 지역 발전에 초점을 맞추는 정부 정책과 서울시의 고밀 개발 구상은 충돌이 불가피하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은 그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라 사업 추진 속도뿐 아니라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