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evelopment • 프로젝트
말죽거리 양재사거리에 5만㎡ 규모 복합업무시설 들어선다
도곡동 '컨테이너 할아버지'의 땅...지상 18층 높이 신축 오피스·연구시설 GTX 개통·신청사 이전 등 잇단 호재...강남 남부 신성장 거점 부상
말죽거리로 불렸던 서울 강남구 양재사거리 일대에 대규모 복합 업무시설이 들어선다. 오피스와 연구시설이 결합된 연면적만 5만㎡가 넘는 프라임급 신축 건물이다.
이 부지는 한동안 아파트 주택전시관으로 사용됐던 곳으로, ‘양재역 역세권 활성화사업’의 본격적인 출발점이 될 사업지여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진원이앤씨, 프라임급 복합오피스 추진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도곡동 914-1번지 외 1필지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결정(안)을 마련했으며, 지난 14일부터 28일까지 주민 열람 절차가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역세권 활성화사업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계획 결정안이 포함됐다.
사업시행사인 진원이앤씨는 2002년 설립된 부동산 개발업체로,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거·상업시설 개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복합업무시설과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디벨로퍼로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이번 양재 프로젝트를 통해 강남권에서도 대규모 프라임 오피스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결정안에 따르면 진원이앤씨는 이곳에 지하 7층~지상 최고 18층, 2개 동, 연면적 5만 425㎡(1만 5245평) 규모의 오피스 중심 복합업무시설로 개발한다. 이를 위해 토지용도는 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근린상업지역으로, 용적률은 250% 이하에서 600% 이하로 상향된다.
특히 공공기여 방안으로 통상적인 현금 납부 대신 ‘서울퀀텀허브(가칭)’라는 연구시설이 조성돼 기부채납된다. 이 시설은 서울시가 운영하며, 양재동 일대를 미래산업 중심지로 만드는 교두보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이번 개발은 ‘양재 GTX 환승거점 통합개발’과 보조를 맞추는 동시에, 서초구 신청사 이전·건립과도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양재역에는 이미 지하철 3호선과 신분당선이 지나고 있고, GTX-C 노선 개통이 예정돼 있어 광역 교통 접근성도 크게 좋아진다.
주변에는 SPC 사옥(강남P타워), 디앤오 강남빌딩 등 이미 대형 오피스들이 밀집해 있어 신축 프라임 오피스에 대한 시장 수요도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15년간 현대건설 상설 주택전시관으로 사용하던 땅
한편 이 부지는 현대건설이 15년 간 상설 주택전시관(힐스테이트 갤러리)으로 사용했던 자리다. ‘컨테이너 할아버지’로 불리던 안 모씨 소유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큰 주목을 받은 곳이다. 컨테이너 할아버지라는 별명은 1000억 원대의 자산가이면서도 20㎡(6평)짜리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며 유료 주차장을 직접 관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붙여진 것이다.
이 땅은 2021년 안 씨의 별세 후 상속세 납부를 위한 매물로 등장하면서 남부순환로에 붙어 있는 알짜 입지를 갖췄다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금리 급등과 건축비 상승, 인접 토지 매입 문제 등으로 한동안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결국 지난 2024년 하반기 진원이앤씨와 계약을 맺었고, 올해 6월 명의가 이전됐다. 진원이앤씨는 인접한 914-16번지 토지(69㎡·약 21평)도 올해 6월 초 사들였고, 마침내 개발의 물꼬가 트였다. 두 곳을 인수하는 데 총 1214억 원이 투입됐다.
시장에서는 이번 프로젝트가 양재 일대의 부동산 가치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인근 강남P타워가 2022년 평당 약 3000만 원 수준, 총 4000억 원에 매각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축 복합업무시설이 5000억~55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준공 시점이 2029년으로 예정돼 있고, 신축 프리미엄까지 반영한 결과다.
또한 양재는 경기 남부와 강남 도심을 잇는 교통 요충지로, 남부권 기업들이 선호하는 입지다. GTX-C 개통과 ICT특정개발진흥지구 조성 등 굵직한 개발 호재가 이어지면서, 기업의 본사·연구소 수요를 흡수하는 ‘강남 남부 비즈니스 거점’으로 도약할 가능성도 크다.
다만 인근 주민 반발과 민원은 넘어야 할 산이다. 이미 인접 아파트 단지 등에서 건축 반대 민원을 제기하고 있고, 대규모 교통수요 증가와 환경 문제 등이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