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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과잉 해소 국면...투자자 눈높이 맞는 물류센터는 부족”

우량 자산 희소성↑...평당 600만 원 이하가 대부분 물류센터 전문 컨설팅 기업, 우유니 전용민 대표 인터뷰

2025-08-28 08:28:49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핵심요약

올들어 외국계 투자자를 중심으로 물류센터 거래가 비교적 활발해졌다. 2024년까지만 해도 공급 과잉 이슈가 만연해, 거래가 저조했던 것과 판이하게 다른 양상이다. 수도권 중심으로 내년부터는 공급 과잉이 상당히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e-커머스 거래규모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물류센터 수요는 탄탄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류센터 전문 컨설팅 기업인 우유니 전용민 대표를 만나 전반적인 물류 시장 상황을 점검했다.


2025년 들어서 물류센터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국내 투자자는 거의 없고, 외국계 중심이지만 작년에 비해 상황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지난 몇 년 동안의 공사비 상승과 인허가 리스크, 자금 조달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신규 개발보다 기존 우량 물류센터 인수가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투자자가 많습니다. 특히, 외국계 투자자들은 물류센터 시장이 공급 과잉 이슈를 해소하며 바닥을 다지는 과정이라고 판단해,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수도권에서 고속도로 진입 편의성 등 입지 여건과 스펙(SPEC), 대형 면적(1만평 이상), 상온, 우량 임차인 확보 등의 요건을 맞추는 물류센터를 찾기는 의외로 어렵습니다. 이미 준공돼 공실로 남아있는 자산이 아직 많지만, 투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공급 과잉 상황은 언제쯤 해소될까요?

2022~2023년 급성장했던 수도권 물류센터는 금리 상승 및 공사비 상승, PF 대출 부실화로 인해 2024년부터 공급이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절 계획됐던 다수의 물류센터 개발이 지연되거나 취소돼서 2025년부터는 공급 과잉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 이천과 용인 등이 포함된 동남권은 낮은 토지비와 뛰어난 입지 여건으로 공급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서부권과 남부권은 e-커머스 성장에 힘입어 수요가 많습니다. 반면,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중앙권과 일부 북부 지역은 인기가 많지만, 주거 및 상업 지역과 인접해 있어 물류센터 개발이 어렵습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공사 진행중인 32개 물류센터를 조사한 결과, 전체 연면적(81.5만평) 기준 39%는 실제 사용자에 의한 개발, 15%는 선()매입 및 선임차가 확보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따라서, 실제 임대 시장에 공급 예상되는 물량은 향후 2년간 약 38만평에 불과해, 전체 임대 가능면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물류센터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나요?

쿠팡을 필두로 e-커머스 기업들이 계속 확장하면서 대형 면적을 채우고 있습니다. 3PL 업체들은 공급 과잉으로 실질 임대료가 낮아진 상황을 사업 확장의 기회로 인식해, 적극적으로 화주(貨主)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기존 센터들의 일부 면적이 공실로 전환된 사례가 있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중국 e-커머스 및 무역 업체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인천, 평택 등 항구 주변 물류센터 위주로 임대차 문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 수요가 아닌 추가 수요의 발생입니다. 다만, 대형 수요가 드러난 사례는 아직 드물어 이런 현상이 지속될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류센터 공사비 상승세는 꺾였나요?

공사비는 2024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2025년부터 일부 내려가고 있습니다. 가장 높았던 공사 단가와 비교할 때, 현재는 약 10~15% 낮아진 것으로 파악됩니다. 다만, 물류센터는 사업장마다 공사 여건이 많이 달라서, 스펙에 따라 공정별 비용이 다르고 특히 토목비용의 편차가 크다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합니다.

올해 물류센터 거래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상반기 거래가 완료된 11개 물류센터를 보면 서부권에서는 인천 항동 드림 물류센터를 비롯한 Distressed Asset/NPL(부실자산.채권)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졌습니다. 시기적으로는 2024년 이전 준공된 자산들이 많은데, 공사비 급상승 이전에 착공돼 매매 시 이해관계자들의 협의가 비교적 수월했습니다. 이후 준공된 센터들은 대부분 공사비와 사업비가 훨씬 높아서, 대주단과 시공사 등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며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남부권에서는 KKR(크리에이트자산운용) Warburg Pincus(큐브인더스트리얼) 등 외국계 투자자들이 코어(Core) 또는 코어 플러스(Core +) 펀드를 활용해 인수했습니다.

 

또한, LX판토스/ABC마트코리아/엠글로벌 등 실제 센터를 실사용자 인수가 3건 이뤄졌습니다

외국계 투자자들이 인수를 주도하고, 국내 투자는 별로 없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외국계 투자사들은 대부분 물류센터 투자를 주요 우선순위로 두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각에서 보면, 아시아 지역의 물류/데이터센터 섹터가 투자를 확대할 시기로 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최근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KKR, 블랙스톤, 워버그 핀커스, 브룩필드 등이지만 이밖에도 기존부터 주요 투자자였던 싱가포르투자청(GIC), 하인즈, DWS, 라살, M&G, 안젤로 고든, 골드만삭스 등 많은 투자자들이 꾸준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국계 투자사들은 기존 물류 섹터 투자에서 일부 어려운 사업장이 있으면, 과감히 손절하는 동시에 새로운 투자 기회를 항상 모색합니다. 반면, 국내 기관은 시장의 관심도가 집중되는 비슷한 시기에, 여러 회사가, 같은 섹터에, 동시다발적으로 투자합니다. 그리고 일부 사업장에 문제가 생기면, 아예 해당 섹터의 문을 닫아버리는 성향이 강합니다.

 

지금은 물류센터 신규투자가 좋은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국내기관들은 기존 문제 사업장이 정리돼야만 신규 투자를 검토한다는 입장입니다. 문제점이 해결되는 시기가 오면, 또다시 투자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아서 선제적인 고민이 필요합니다.

물류센터 투자에서 중요하게 봐야 하는 항목은 무엇인가요?

물류센터는 예상보다 사용자들의 눈높이가 까다로운 경우가 많고, 건물 준공 후에 임차인의 요구 사항을 구현하는 비용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설계 단계에부터 섬세하지만, 범용적인 수요를 반영해야 합니다.

 

상온/저온을 구분해서 보면 저온 센터는 더 어렵습니다. 저온의 공급 과잉이 아직 해소되지 않는 이유는 공급 자체가 많은 이유도 있지만, 사용자의 니즈를 전혀 반영하지 않고 설계가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물류센터 투자는 개발사업 초기 또는 실물 매입시점부터 명확한 타겟 임차인/사용자 요구 사항을 고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