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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리얼의 서울스퀘어 '그룹 임대차' 승부수, 시장 의구심 지울까?

공실 리스크에 그룹 임차 카드 꺼내 들어 한투금융그룹 차원 움직임과는 거리

2025-10-22 08:06:39김우영kwy@corebeat.co.kr

서울스퀘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이 본격적인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가장 큰 걸림돌인 공실 리스크를 불식하기 위해 한국투자금융그룹 임차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시장은 이 승부수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한투리얼은 지난 9월 재입찰 끝에 캡스톤자산운용을 제치고 서울스퀘어 우협으로 선정됐다. 평당 약 3200만원(총 1조300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형 매물인데다, 판교테크원 딜로 단숨에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낸 한투리얼의 두 번째 '통 큰 베팅'이란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다.


시장은 한국투자증권에서 PF를 이끈 김용식 대표이사가 취임 3년차를 맞아 한층 스탠스를 공격적으로 가져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이사는 한투증권의 PF를 키운 1세대로, 대표적인 부동산 개발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무엇보다 딜이 최종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이행보증금 50억원을 몰취할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하며 해당 딜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룹 계열사 임대차 확약 등 추진

한투리얼은 인수대금 가운데 약 5100억원은 에쿼티로 조달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은 우선주로 모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공실이다. 현재 18~20층이 공실로 남으면서 공실률은 18%에 달한다. 공실 리스크가 해결되지 않으면 딜에 필요한 인수자금 모집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일부 상층부를 호텔로 전환하는 계획도 알려졌지만 CAPEX 경제성이나 평면 구조 등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매우 떨어진다. 


때문에 한투리얼은 임대료를 10% 가량 낮춰서라도 공실을 해소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어 한국투자증권 등 한투금융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임차라는 승부수를 꺼냈다. 그룹에 SOS을 보낸 것이다.

한투금융그룹, 글쎄?

하지만 시장은 그룹 차원의 지원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판교테크원의 경우 초기부터 그룹 차원에서 카카오뱅크와 컨소시엄 구성에 적극 나서는 등 한투리얼에 도움을 줬다. 하지만 서울스퀘어는 한투리얼이 독자적으로 추진하는 딜이다.


무엇보다 주요 계열사들이 여의도를 떠나기 쉽지 않다. 한투금융그룹이 본사로 쓰는 여의도 한투증권빌딩은 연면적이 불과 1만8000평 가량으로, 대형 증권사가 본사로 쓰기엔 공간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한투증권 등 계열사들은 오랫동안 여의도에 터를 잡고 있다. 도심으로의 이전은 엄청난 의사결정이다.


때문에 여의도에 추가적인 공간을 확보하거나 통합사옥 건립 등을 통해 여의도에서 터전을 늘리는 계획안이 내부적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그룹 차원의 움직임은 한투리얼이 추진하는 계열사의 서울스퀘어 임차 유치와는 거리가 멀다. 즉 실현 가능성보다는 한투리얼의 의지 차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은 한투금융그룹이 한투리얼의 SOS에 어떻게 응답할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