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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장관 “대통령이 반대해도 간다”...공공기관 2차 이전 강행 선언

2027년부터 본격 이전 착수 거듭 강조...국토부 ‘1번 사업’ 명문화 서울 핵심 공기업 이전 가시화에 오피스 시장 ‘공실 쇼크’ 긴장 고조

2026-01-15 09:07:02황재성js.hwang@corebeat.co.kr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공공기관 2차 지방 이전’이 집행 국면으로 진입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13일 산하기관 업무보고에서 “대통령이 반대해도 꼭 하겠다”고 언급하며,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강력한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특히 서울 도심업무지구(CBD)와 여의도(YBD)에 대규모 사옥을 보유한 금융·에너지 공기업들이 이전 대상에 대거 포함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2030년 전후로 예고된 서울의 대규모 오피스 공급과 맞물린 ‘공실 쇼크’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340개 기관 다 끌고 간다”...공공부문 전체 재배치 시사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공공기관 2차 이전을 현 정부의 최우선 집행 과제로 명확히 규정했다. 그는 “국토부 과제 1번이 국토균형발전이고, 그 1번 사업이 공공기관 2차 이전”이라며 “가능하면 340개 기관을 다 끌고 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청, 경찰청, 법원도 함께 가야 한다”고 언급하며, 기존 1차 이전에서 제외됐던 사법·치안 기관까지 이전 대상에 포함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장관이 언급한 ‘340개 기관’은 실제 이전 대상 숫자라기보다는 정치적 수사에 가까운 표현으로 해석된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관리하는 중앙 공공기관 전체 규모(331개·2025년 알리오 공시 기준)를 포괄적으로 지칭한 것으로, 이미 1차 이전을 완료한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을 제외하면 이전 대상은 서울 소재 123곳을 포함한 수도권 156개 기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언은 수도권 잔류 명분이 약한 기관에 대해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원칙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시장에서는 “이번 2차 이전은 ‘추가 이전’이 아니라 공공부문 전반의 재배치 작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도둑질해서라도 예산 지원”...연구 아닌 집행 주문

이전 연구용역을 맡고 있는 국토연구원을 향한 장관의 발언 수위도 이례적이었다. 국토연이 이전 관련 연구용역 예산 부족을 언급하자, 김 장관은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충분한 예산 지원을 약속한다. 직접 요청하라. 필요하면 도둑질해서라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강한 의지로 속도감 있게, 1차 공공기관 이전의 한계를 극복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연구해달라”고 주문했다. 이는 단순한 정책 검토가 아닌 실제 이전을 전제로 한 구체적인 실행 시나리오와 배치 전략 마련을 지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연구용역이 정책 검토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라며 “실행 계획 수립을 내부적으로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상반기 원칙·하반기 배치계획...2027년부터 이전 착수

국토부는 대통령 업무보고 등을 통해 이미 △2026년 상반기 이전 원칙 확정 △하반기 기관별 배치계획 수립 △2027년부터 단계적 이전 착수라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 일정이 현실화될 경우, 서울 도심(CBD)과 여의도(YBD) 등 핵심 업무지구에 대규모 사옥을 보유한 금융·에너지 공기업들의 이전 논의가 빠르게 가시화될 전망이다. 특히 자가 사옥 비중이 높은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한국지역난방공사 등은 2차 이전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공기관은 장기 임차 또는 자가 사옥 비중이 높아 오피스 시장에서 대표적인 ‘앵커 테넌트’로 분류된다. 이들의 동시다발적 이탈은 2027~2031년까지 예정된 서울 신규 오피스 공급 약 230만㎡(CBD 90만㎡)와 맞물려 공실률을 15%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관측도 업계에서는 제기된다. 자가 사옥 매각이 병행될 경우, 임대 시장은 물론 오피스 매매 가격에도 하방 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장관 발언은 수위뿐 아니라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됐다는 점에서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공공기관 2차 이전은 이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서울 오피스 시장이 선반영해야 할 핵심 정책 변수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