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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흡수면적 마이너스 전환… 서울 오피스 임차시장 ‘재편’

임차 수요는 사라진 게 아니라 이동하고 있다

2026-02-04 08:17:05김우영kwy@corebeat.co.kr

2025년 서울 오피스 임차시장은 하나의 분명한 숫자를 남겼다. 연간 순흡수면적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음(-)의 값을 기록한 것이다.



순흡수면적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사실은 얼핏 임차시장의 침체로 읽히기 쉽다. 그러나 코어비트는 이번 수치를 단순한 경기 둔화나 수요 위축의 결과로 보지 않는다. 


공급이 제한된 환경에서도 임차 수요가 감소했다는 점에서, 이번 변화는 임차 수요가 작동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고 판단한다. 


3일 코어비트가 발간한 인사이트 리포트 『서울 오피스 임차시장, 중대한 전환점』은 순흡수면적 마이너스 전환을 출발점으로, 기업들이 오피스를 사용하는 방식에 어떤 구조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지를 짚었다.

순흡수면적 마이너스... 어떤 신호인가?

순흡수면적은 공실률과 달리 변동성이 매우 크다. 기업들이 경기변동을 타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장의 방향 변화를 선행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이다


2021년 서울 오피스 순흡수면적은 연간 15만평 규모로 정점을 기록했다이러한 대규모의 임차 수요로 인해 2021년 11.3%에 달했던 공실률이 한 해만에 4.4%로 떨어진 배경이다




공실률과 순흡수면적을 함께 놓고 보면, 더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10%이상 높은 공실률을 보이던 시장이 2021년과 2022년 순흡수면적의 급증으로 공실률은 2023년 최저점으로 떨어진다사실상 오피스시장 호황의 최정점이었다


따라서, 순흡수면적은 향후 공실률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 역할을 한다

기업들의 다양한 선택지... 임차시장 구조적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순흡수면적 감소의 핵심 원인은 명확하다. 오피스 수요자인 기업들이 단순 임차 외에도 다양한 선택지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전통적인 임차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첫번째 선택지는 기존 자산 매입이다. 2025년 오피스 거래시장에서 전략적 투자(SI) 목적의 거래 비중이 약 40%에 달한 것은, 기업들이 더 이상 임대차 시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필요한 공간을 직접 보유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올리브영, 이수그룹, 삼양식품 등은 실제 사용을 전제로 오피스 자산을 매입하며, 임대료 변동에 노출되는 구조에서 벗어나는 선택을 했다.


또 다른 선택지는 전략적인 자산에 '선택과 집중'이다. 대표적으로 신세계그룹은 센터필드를 핵심 거점으로 활용하며 주요 계열사를 집중했고, 호텔과 리테일 운영사 및 오피스 임차인 및 펀드의 투자자와 같은 복합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SK그룹 역시 계열사 통합 이전을 통해 종로타워와 SK-C타워 등 그룹 거점 자산 중심으로 임차 구조를 재편했다. 또한 일부 기업들은 프라임 자산에서 마곡·영등포 등 상대적으로 임대료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며 비용 효율을 우선시하는 선택을 하고 있다. 




사옥 직접 확보, 자산 매입, 계열사 통합, 비용 효율 중심의 입지 재편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상을 ‘임차 수요의 재편’으로 정의한다. 수요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특정 자산과 특정 입지로 선택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투자자들의 질문 바꿔야...

이러한 재편 국면에서 투자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망이 아니라 질문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한다. 


첫째, 해당 자산의 핵심 임차인이 앞으로도 임차를 선택할 유인이 있는지. 둘째, 그 자산이 임차 수요를 가진 기업들의 실제 선택지 안에 포함돼 있는지. 셋째, 발생한 공실이 일시적인 이동의 결과인지, 아니면 구조적 이탈의 신호인지에 대한 구분이다. 


보고서는 특히 공실의 성격을 구분하지 못할 경우, 임대 회복 시점과 임대 전략 판단이 크게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과거처럼 기존 임차인의 이동만으로 공실이 빠르게 해소되던 시장 구조와는 분명히 다른 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코어비트는 이번 리포트를 통해 서울 오피스 시장을 더 이상 오피스 수요의 크기를 예측하기보다, 수요가 어디로, 어떤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읽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메시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