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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어비트 포럼 Live-1) 글로벌 투자자들은 한국에서 무엇을 보고 있나

2026-05-29 09:30:42신치영chiyoungshin@corebeat.co.kr

탈중국 자금의 재배치, 금리 상승 리스크, 주거·물류·호텔·데이터센터로 이동하는 투자 테마.


지난 28일 열린 두 번째 코어비트 포럼에서 가장 선명하게 드러난 키워드입니다. 한국 상업용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시선은 단순히 “한국에 투자할 것인가”에 머물러 있지 않았습니다. 지금의 한국이 아시아 자금 배분 구도 안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어떤 섹터에서 기회가 열리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가장 큰 리스크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이 오갔습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의 한국시장 투자 전략’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 센트로폴리스 3층 회의실에서 열렸습니다. 코어비트 유료 구독자 1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손민성 캐피탈랜드 대표, 조민형 M&G 대표, 최민 골드만삭스 부문 대표, 백상엽 KKR 전무, 최자령 이지스자산운용 전략리서치실장 등 5명의 패널이 무대에 올랐습니다.


오후 3시부터 6시 30분까지 이어진 주제 발표, 패널 토론, Q&A 세션에서는 한국 상업용부동산 시장의 투자 기회와 위험 요인이 솔직하게 공유됐습니다. 특히 외국계 투자자들이 각자의 실제 투자 전략과 시장 판단을 설명하는 동안 참석자들은 노트북과 다이어리에 발언을 기록하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코어비트는 이날 포럼에서 제시된 내용을 한국 시장에서의 투자전략과 리스크, 오피스, 호텔, 물류센터 등 섹터별로 나눠 상세히 전해 드립니다.


캐피탈랜드의 데모그래픽스-디스럽션-디지털라이제이션 전략

손민성 캐피탈랜드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의 투자 전략에 대해 데모그래픽스(Demographics), 디스럽션(Disruption), 디지털라이제이션(Digitalization) 등 세 가지 테마를 가지고 한국 시장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데모그래픽스와 관련해 손 대표는 “캐피탈랜드의 주거 분야 브랜드인 에스콧(Ascott) 산하에 라이프(LYF)라는 코리빙 브랜드가 론칭해 활발하게 투자를 하고 있다”며 “지금 라이프가 한국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또 데모그래픽스 테마의 한 분야로 셀프 스토리지를 꼽으며,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셀프 스토리지 섹터에서 투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기존의 주거나 리테일 공간 사용 방식이 바뀌는 디스럽션 테마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디스럽션 측면에서는 이커머스 확산에 따른 물류 투자 기회가 제시됐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상권이 축소되고 온라인 소비가 생활의 중심으로 들어오는 데 초점을 맞춰 한국에서는 코어플러스 펀드를 이용해서 물류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라이제이션 전략으로는 캐피탈랜드는 한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싱가포르, 인도 등에서 데이터센터 투자를 적극 진행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투자와 관련해 손 대표는 “지난해 중국에서 딥시크가 발표되고 나서 AI의 리소스가 생각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한때 글로벌 시장에서 데이터센터 투자에 대한 열의가 식었던 적이 있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또 분위기가 달라져 데이터센터 공실도 없고, 하이퍼스케일러들과 프리리스(pre-lease) 얘기까지 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 시장의 리스크 요인과 관련해 손 대표는 데모그래픽 리스크를 꼽았다. 손 대표의 발언을 그대로 전한다.


“글로벌 자금의 흐름 측면에서 볼 때 과거에는 아시아 지역에 할당된 자금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 투자됐지만 지금은 중국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중국에서 자금이 빠져나오는 상황이다. 캐피탈랜드도 중국 내 익스포저가 컸는데 마찬가지 상황이다.

중국에서 빠져나오는 자금은 아시아에 할당된 자금이기 때문에 갈 데가 뻔하다. 한국, 일본, 싱가포르, 호주다. 이 중에 일본은 투자자들이 좋아하는 지역이다. 레버리지 효과도 있고, 임대료도 오르고 있고 시장 상황이 매우 좋다.

결국 탈중국 자금은 ‘일본+1’ 전략을 취하므로, 한국과 호주가 ‘플러스 원’의 포지션을 놓고 경쟁을 하고 있다.”


손 대표는 “호주는 유학생이나 이민이 늘면서 인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이는 부동산 투자의 측면에서 확실한 플러스 요인이다”며 “그런데 한국은 원화 약세의 문제가 불편한데다 인구 감소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데모그래픽의 변화가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골드만삭스 “코퍼레이트 리포메이션이 기회”


최민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 코퍼레이트 리포메이션(Corporate Reformation), 인플레이션, 디지털라이제이션, 뉴 이코노미 등 4가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퍼레이트 리포메이션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거나 비핵심 자산을 줄이기 위해 보유 자산들을 매각하는 흐름에서 투자 기회가 만들어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최근에 투자한 홍대 머큐어 호텔을 사례로 들었다. 머큐어 호텔은 현대자산운용이 코로나 기간의 어려움을 겪은 뒤 매각을 추진한 자산이었다. 이 거래는 기업의 자산 재편 과정에서 발생한 기회를 포착한 투자라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인플레이션 전략도 호텔투자와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호텔의 ADR(평균 객실단가)과 RevPAR가 2024년 20% 이상 오른데 이어 작년에는 10%, 올해에는 7~8% 정도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흡수할 수 있는 섹터에서 투자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에서의 리스크에 대해 최 대표는 “현재 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는 금리라고 보고 있다”며 “투자에서 일드(운영 수익)를 10%, 20% 높이는 것은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하는데, 금리가 오르면 그 때는 어떻게 손을 쓸 수가 없다”고 말했다. 운용 역량으로 해결할 수 있는 리스크와 그렇지 않은 리스크를 구분해야 한다는 의미다. 

KKR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물류 투자 확대할 것”


백상엽 KKR 전무는 “KKR은 2014년 광화문 더케이트윈타워 투자를 시장으로 한국 내 부동산 투자를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오퍼튜니스틱 위주로만 투자하다가 최근에는 코어플러스와 코어성 투자도 검토하고 있고, 크레딧 투자도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KKR이 특히 긍정적으로 보는 섹터는 물류다. KKR은 지난해 말 청라 물류센터 딜을 클로징한 데 이어 올해에도 복수의 물류센터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백 전무는 “한국의 이커머스 침투율은 약 40% 수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라며 “이 수치가 이미 피크에 도달했는지, 아니면 더 성장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질문”이라고 말했다. 쿠팡처럼 당일 배송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플레이어가 많지 않다는 점,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커머스가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와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KR의 물류 전략은 단일한 형태가 아니다. 백 전무는 앞으로 디폴트가 발생한 디스트레스 자산, 안정화된 코어플러스 자산, PF 대출, 담보대출 등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물류 투자 기회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류라는 하나의 섹터를 지분투자, 대출, 디스트레스, 안정화 자산 등 여러 각도에서 보겠다는 의미다. 


데이터센터도 주요 관심 대상이다. 백 전무는 부동산 부문뿐 아니라 인프라와 PE 영역에서도 데이터센터 오퍼레이터 투자가 많이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의 리스크로는 금리와 유동성의 편중을 꼽았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고, 물가가 안정적인 수준이더라도 금리는 앞으로 어느 정도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 하나의 문제는 유동성이 특정 섹터와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백 전무는 “한국은 대부분의 유동성이 오피스에 집중돼 있고, 일부가 물류에 들어가며, 나머지 섹터는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의 경우 도쿄뿐 아니라 오사카, 홋카이도 등 지방에서도 호텔을 비롯한 다양한 자산에 유동성이 존재하지만, 한국은 수도권 오피스와 물류에 유동성이 국한돼 있다고 지적했다. 호텔의 펀더멘털은 좋아지고 있지만, 보수적인 연기금들이 이를 코어 자산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유동성이 얕은 섹터에서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 거래가 급격히 막히는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M&G “주거, 물류, 호텔 등 3가지 섹터에 집중”


조민형 M&G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의 투자 전략에 대해 주거, 물류센터, 호텔 등 3가지 섹터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거에 대해서는 보험회사 DNA를 가진 M&G가 거시적인 인구 구조와 장기 트렌드를 중요하게 본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관투자자 포트폴리오에서 주거가 차지하는 비중이 25~30% 수준인 반면, 아시아는 아직 7% 정도에 불과하다." 아시아에서도 라이프스타일이 서구화되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주거 섹터의 기관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물류와 호텔은 수급 상황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 물류는 신규 공급이 제한되고 있고, 임대료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어 투자하기 좋은 타이밍으로 판단하고 있다.


호텔은 지난해 M&G가 여의도 콘래드 호텔 일부 지분을 인수하며 첫 투자를 집행한 섹터다. 조 대표는 수요와 공급, 사이클을 고려할 때 호텔이 중기적으로 유망한 섹터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의 리스크 요인에 대해 조 대표 역시 금리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그는 “대출 자체가 리스크가 되고 있다는 생각을 든다”며 “투자기간과 대출기간이라는 전혀 상관없는 두 개의 기간을 통제해야 하는게 어려운 문제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데 대출시장 상황 때문에 리파이낸싱을 해야 하거나, 금리 상승으로 인해 원래의 투자계획과 다른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부동산 펀더멘털만으로 투자 리스크를 판단하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는 의미다.


정책 리스크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M&G는 지난해 주거 분야 첫 투자를 하고 나서, 추가 투자 자산에 대한 실사를 마치고 10월 말 계약을 앞두고 있었는데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나오면서 투자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조 대표는 “부동산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는 것을 막겠다는 정부의 취지는 공감한다”며 “다만 기업형 임대를 위해 100채를 보유하는 것과 개인이 투기적으로 10채를 보유하는 것을 같은 잣대로 세금을 부과하는 정책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 변화는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이뤄지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