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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킥스 비율 맞추려 부동산 담보대출 줄인다

위험가중치 높은 선순위 담보, PF 대출 타격 예상 삼성생명, 삼성SRA운용에 맡긴 펀드 추가 집행 보류 삼성화재, 융자사업부 인력 50% 감축 및 재배치 계획

2025-04-08 07:48:10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 지표인 킥스(K-ICS. 지급여력) 비율 하락의 여파가 상업용 부동산 시장으로 퍼지고 있다. 시장 금리가 하락하면, 동시에 킥스 비율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보험사들이 위험가중치가 높은 부동산 담보 및 PF 대출 자산을 줄이고 있다.  특히, 선순위 대출 규모가 가장 크고 ‘주포’ 역할을 해온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선제적으로 움직이고 있어, 다른 보험사로 전파될 것으로 우려된다.


보험사가 상업용 부동산 대출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감안하면, 향후 매매 및 개발 시장에서 자금 조달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금리 하락으로 보험사 킥스 비율 하락 추세

킥스 비율은 2023년부터 국내에 본격 도입돼 보험사의 자본 건전성 지표로 사용되고 있다. 가용 자본(자기자본 + 신종자본증권 등)을 요구 자본(각종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안전하다는 의미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에 150% 이상을 권고하지만, 대형사는 200%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2024부터 시중 금리가 조금씩 하락하면서, 보험사의 킥스 비율이 동시에 내려갔다. 보험사는 대부분 10년, 20년, 30년 만기 장기 상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부채의 만기가 보유 자산(국공채 등)의 만기보다 길다. 따라서, 시장 금리가 떨어지면 보유 자산 가격이 올라가지만, 시가로 평가하는 부채 규모는 훨씬 더 커진다.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일명 영구채) 발행 규모를 2023년 2조9540억원에서 2024년 8조3250억원으로 3배 가까이 늘리며 이 비율을 지켜왔다. 하지만, 발행 금리가 자산운용 수익률보다 높아서 막대한 비용을 치르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2024년 9월 리포트에서 “시중금리가 1% 포인트 내려가면, 킥스 비율은 생명보험사는 25%, 손해보험사는 30%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생명-삼성화재, 부동산 담보 대출 줄인다

비상등이 켜진 곳은 삼성생명이다. 킥스 비율이 2023년말 219%에서 2024년 9월말 193.5%, 12월말 184.5%로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그동안 금리 부담 때문에 영구채 발행을 배제했으나, 이제는 본격적인 검토하고 있다.  


또한, 위험 가중치가 높은 부동산 담보 및 PF 대출을 줄이고 있다. 삼성생명은 그동안 삼성SRA자산운용이 설정한 펀드를 통해 수조원 규모의 부동산 대출을 해왔는데 최근 “약정 금액 가운데 미(未)집행분은 집행을 보류해 달라”고 삼성SRA에 요청했다.


삼성화재는 킥스 비율이 2024년말 264%로 다소 여유가 있지만, 2025년 금리 하락을 예상해 선제적으로 부동산 대출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융자사업부 인력 50%를 줄여 다른 부서에 배치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킥스 비율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수익률은 높지만 위험 가중치가 높은 부동산 대출을 줄이고, 안전한 국공채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