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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그룹 박중양 회장, 자녀 회사 구하기 나섰다

진원이앤씨, 2024년 JPT인베스트 지분 100% 인수 JP어반디, 2023년 JPT인베스트 설립 but 투자 부실화 JPT인베스트, EOD 발생한 JP어반디 소유 후순위채 150억 인수

2025-04-18 08:28:08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부동산 개발사인 진원이앤씨를 중심으로 코스닥 상장사와 10여개 금융회사를 소유한 진원그룹. 창업자인 박중양 회장은 재산 상속 목적으로 소규모 시행사를 인수한 이후 자녀를 대주주로 등재하고 각종 개발 사업에 투자했다. 초기에는 성공을 거뒀으나, 부동산 경기침체가 시작된 2023 이후 투자 손실이 발생하자 회장이 이를 떠안았다. 과정에서 시장 투명성에 어긋나는 내부자 거래가 이뤄져 논란이 예상된다.  

진원그룹 박중양 회장, 자녀를 JP어반디 대주주 등재하고 각종 개발 사업 투자

대우건설 출신인 박중양 회장은 2000년 진원건설(현 제이원홀딩스), 2002년 주력 시행사인 진원이앤씨를 설립했다. 이후 서울 강남, 역삼, 삼성 ‘우정 에쉐르’ 주상 복합을 개발했고 2009년에는 경기도 판교에서 공공 임대주택인 ‘로제비앙’을 개발했다. 2012년에는 코스닥 상장사인 SCI평가정보(옛 서울신용평가정보)를 인수하고, 이후 자산운용사와 대부업체 등 10여개 금융사를 설립했다. 


박 회장 재산 상속의 핵심은 2008년에 인수해 사명을 바꾼 ‘제이피어반디’(옛 다온도시개발)로, 아들이 80%, 딸이 20%를 지분을 갖고 있다. 이 회사는 2023년 4월 투자 자문/일임 목적의 JPT인베스트를 설립했다. 자본금은 8억원에 불과해, 진원이앤씨에서 1019억원을 차입해서 개발 사업 채권 인수에 735억원, 스타트업인 ㈜어니스트펀드에 50억원을 투자했다. 나머지는 법인 대상으로 단기 고금리 대출을 하고 있지만, 대부업체로 등록돼 있지는 않다. 임직원이 1명이어서 사실상 서류상 회사에 불과하다. 진원이앤씨는 2024년 제이피어반디가 소유한 JPT인베스트 지분 100%를 인수했다.


JPT인베스트, 제이피어반디 보유한 진접도시개발 후순위 채권 150억원 인수

시행사인 ㈜진접도시개발은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467-2 일대 5만2970㎡(약 16,023평)부지에 지하 2층~지상 29층 11개동 1230가구 규모의 공동주택 신축을 추진했다. 2024년 5월 사업계획승인을 받았으나, PF 전환에 실패하며 브릿지 대출 1268억원을 갚지 못해 공매로 넘어갔다. 2025년 2월 감정가 1824억원, 최저 입찰가 970억원 공매에서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제이피어반디는 이 시행사의 후순위 채권에 150억원(금리 연 10%)을 투자했다. 시행사의 기한이익 상실(EOD)로 원리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JPT인베스트가 2024년 제이피어반디가 보유한 후순위채권 150억원을 인수했다. 


제이피어반디는 2021~2023년 서울 중구 을지로 5가에서 고급 오피스텔 ‘남산 푸르지오 발라드’ 176실을 분양했으나, 오피스텔 가격이 추락하자 2024년 수분양자의 계약 취소가 무려 285억원에 달했다. 


부동산 개발 업계 관계자는 “2024년 9월 공매에서 A사가 진접도시개발 부지를 970억원에 낙찰 받았으나, 잔금을 치르지 못해 유찰됐다”며 “제이피어반디 후순위채 150억원의 시가는 사실상 ‘0’인데, 박 회장의 JPT인베스트가 원금에 사주면서 자녀 재산을 지킨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