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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금융은 어떤 돈으로 살까

계열 금융사 자체 자금 디타워 인수에 동원될 듯

2024-08-06 07:14:47이현중hj.lee@corebeat.co.kr

핵심요약

전략적 자산에 맞는 인수금융 구조 짤 듯 캡레이트 4.1%...역마진은 큰 문제될 소지 없어 2016년에도 서대문 임광빌딩 인수하며 전략 자산으로 운용


딜 밸류 9000억원

NH농협금융이 디타워 돈의문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인수를 위한 금융구조에 관심이 모인다. 인수자금이 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NH농협금융은 금융회사라 계열 금융회사 자금이 우선 고려 대상이 될 듯하다. 리츠도 운용하고 있지만 이번 인수하는 자산을 자사의 전략적 자산으로 운용할 것으로 보여 자체 자금이 대부분 투입될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6일 부동산IB업계에 따르면 NH농협리츠운용이 디타워 돈의문 인수를 위해 제시한 가격은 매도자가 원했던 가격인 평당 3,500만원에는 못 미치는 수준으로 알려졌다. 연 면적 2만 6,083평으로 평당 3,450만원~3,500만원 정도로 추산하면 대략 매수 가격은 8,998억~9,129억 원이다. 캡레이트로 환산하면 4%대 초반 정도다.


NH농협리츠운용은 NH농협금융 그룹 계열사들과 리츠인 NH프라임리츠, NH올원리츠 등의 자금을 활용할 수 있다. NH농협금융은 이번 딜을 통해 전략적 자산 취득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리츠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이해상충의 소지가 있다. 높은 임차료를 받아야 하는 리츠 투자자의 이익과 NH농협금융의 이해가 갈리기 때문이다. 


NH농협금융 그룹이 계열사의 자금으로 인수하는 경우에는 현재 우량 사업장의 PF대출금리가 5%대 초반 정도에 형성되고 있는 만큼 4.1%의 캡레이트는 역마진이다. 그러나 이 자산은 NH농협금융이 전략 자산으로 자사 건물로 운용할 것으로 보여 이 부분이 문제가 될 여지는 크지 않다.  인수 후 현재 70%가 넘은 면적으로 임차하고 있는 DL계열사들이 종로구 효제동으로 이전할 경우 생기는 대형 공실을 NH농협금융 계열사들이 자체로 사용하면서 공실리스크에서 자유로운 부분이 역마진 부분을 상쇄하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차가 강남 스케일타워를 인수한 경우(평당 5,398만원)에서 보듯 전략적 투자자(SI)가 매수처인 딜과 그렇지 않은 재무적 투자자(FI)의 딜 사이에 가격 갭이 발생하고 있다. 좀 더 비싼 가격에 사더라도 SI의 경우 실 사용 목적이 커 건물 전체를 임대용으로 매수하는 FI위주의 딜과는 밸류에이션에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서대문 임광빌딩 매입 때도 전략 자산으로 운용

지금 서대문 지역이 NH농협금융의 금융타운으로 변모하는데 2016년 임광빌딩 딜이 주요한 영향을 줬다. 


임광빌딩을 '피에스KORIF2호'펀드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1월 매물로 내놨다. 2011년 7월 2,736억원에 사들인 후 5년 여 만에 엑시트로 이 펀드에 투자자로 NH농협생명이 참여하고 있었다. 


본관과 신관으로 이루어진 임광빌딩은 각각 1993년과 2006년 준공돼 이지스가 매각할 당시 이미 낡은 건물이었다. CBD 중심 오피스지구와 거리가 떨어져 투자매력은 크지 않았지만 농협으로서는 구미가 당기는 딜이었다. 당시 NH농협생명이 서대문역 인근 빌딩 3곳에 분산 입주해 있어 본사 사옥의 필요성이 컸던 상황에서 NH농협금융지주와 가까운 건물이 매물로 나오자 적극 인수를 고려했다. 


당시 인수 가격은 약 3,000억 원 정도로 NH농협생명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했다. 인수 후 이 빌딩으로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 등이 이전해 현재 사옥으로 이용 중이다. 


이번에 NH농협금융그룹은 임광빌딩 인수 때와 같이 계열사를 디타워로 한데 모아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그동안 서대문 지역에서 쌓아온 NH금융그룹의 역량을 한층 키우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NH농협리츠운용이 자(子)리츠를 만든 뒤 농협금융지주를 비롯해 계열사들이 에쿼티 투자자로 나서 전체 인수 자금 가운데 일정 부분을 차지하고 나머지 부분도 계열사들의 자금이 대출형식으로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 입장에서 전략적 자신으로 활용이 이번 딜의 최대 목적이기 때문에 수익을 창출하는데 에퀴티와 대출 어느 쪽이든 큰 차이는 없다.

 

서대문 NH농협생명 빌딩( 구 임광빌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