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 • 주거
국내 대표 공유주거 브랜드가 자산매각에 나선 까닭
이지스-맹그로브 3개 자산 매각 추진
최근 외국계 투자자들이 한국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분야는 임대주택이다. 자산 가치 보존과 안정적 수익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처럼 수요와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공유주거 브랜드 ‘맹그로브’가 운영해온 3개 자산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업계는 이번 매각의 배경과 의도, 그리고 향후 거래에서 주목해야 할 핵심 딜포인트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이지스와 맹그로브의 3개 자산 매각 추진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하고 공유주거 브랜드 맹그로브(Mangrove)가 운영해온 서울 내 3개 자산—신촌, 동대문, 신설—에 대해 매각 절차가 본격 추진되고 있다.
이번 매각 대상 자산들은 2020년, 이지스자산운용과 MGRV가 공동 조성한 25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이지스리빙개발투자1호’를 통해 확보된 것으로, 현대해상도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이 펀드는 국내 공유주거 시장이 막 열리기 시작하던 시점에 조성된 것으로, 사실상 ‘얼리무버’ 투자 성격을 갖는다.
자산별로 보면, 신촌점은 MGRV가 직접 신축 개발에 나선 DTO(Develop-to-Own) 방식의 자산이며, 동대문점과 신설점은 마스터리스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매각 희망가는 약 2000억 원으로 알려졌으나, 마스터리스 구조 특성상 수익성에 대한 투자자별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
맹그로브와 체결된 임대 계약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으나, 해당 계약을 기반으로 한 수익률은 일반 임대주택 투자자들의 기대에 다소 못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향후 맹그로브와의 운영 계약을 어떻게 재구조화하느냐에 따라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계약구조 변경 여력이 이번 거래의 핵심 고려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해관계 해소와 전략 분화가 배경
이번 매각의 근본적인 배경은 초기 이해관계자의 전략 변화다.
맹그로브는 설립 당시, 현대해상 회장 일가의 투자사인 HGI(HG이니셔티브)가 최대주주로 참여했으며,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녀인 정정이 씨가 사내이사로 경영에 직접 관여했다.
그러나 2021년 정 씨의 퇴임과 HGI의 지분 정리 이후, 현대해상과 맹그로브 간의 연결고리는 점차 약화되기 시작했다.
정 씨 일가는 이후 현대해상의 100% 자회사인 ‘현대하임자산운용’을 통해 중소형 주거 개발에 집중하는 새로운 투자 축을 형성했다.
현대하임은 2024년 출범 후, 정정이 씨와 MGRV 출신 임민섭 씨가 사내이사로 합류하며, 주거 및 프롭테크 관련 자산에 전략적 투자를 예고한 바 있다.
이는 기존 대형 오피스 중심의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과의 기능 분화로도 읽힌다.
이러한 맥락에서,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던 현대해상이 해당 펀드에 계속 머물러야 할 전략적 유인이 약화되었고, 이로 인해 자산 매각 요구가 구체화되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공유주거 시장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지만, 초기 펀드에 참여했던 기관 투자자들이 자체 전략 변화에 따라 자산을 정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특히 마스터리스 구조는 기대 수익률이 제한적일 수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번 매각이 리밸런싱의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