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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시장 숨통 틔울 1조 앵커리츠...운용사 선정 촉각

국토부, 이달 중 모집 공고...하반기 선정 거쳐 연내 가동 신생 운용사 경쟁 치열할 듯...공공 AMC 참여 가능성도 주거 지원 쏠림 속 상업용 PF는 ‘사각지대’ 우려 여전

2025-06-20 07:26:47황재성js.hwang@corebeat.co.kr

정부가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2조7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하기로 한 ‘앵커리츠(Anchor REITs)’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앵커리츠의 운용사를 누가 맡게 될지를 놓고 자산운용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정부의 또 다른 대책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 안심환매 제도가 주택 부문에 집중되면서, 상업용 PF 시장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 건설 경기 활성화 위해 2.7조 추경 추진

23일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총 30조5000억 원 규모의 2차 추경안을 의결했다. 이 가운데 PF 사업장 지원 8000억 원, SOC 조기 투자 1조2000억 원, 국립시설 개보수 5000억 원 등 약 2조7000억 원이 건설 경기 활성화에 투입된다.


업계가 주목하는 항목은 PF사업장 지원이다. 이를 토대로 △1조 원 규모의 앵커리츠 조성 △2조 원 규모의 비은행권 PF 특별보증 △2조4000억 원 규모의 미분양 주택 1만 가구 매입 등이 추진된다.


특히 주목 받고 있는 앵커리츠는 정부가 3000억 원을 직접 출자하고, 민간에서 1000억 원을 유치한 뒤, 나머지 6000억 원은 리츠 명의의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하는 방식이다. 브릿지론 금리를 기존 연 10% 수준에서 5~6%대로 낮출 수 있어, 개발업계와 자산운용업계 모두에서 기대가 크다.


정부는 앵커리츠를 통해 연간 약 10조 원 규모인 브릿지론 시장 가운데 10% 수준에 공공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약 3만5000가구의 주택 공급 효과도 기대된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앵커리츠의 운용사(AMC) 선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책형 리츠 운용은 브랜드를 알리고 실적을 쌓을 수 있는 드문 기회이기 때문이다.


이미 업계에서는 후보군에 대한 분석이 조심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최근 인가를 받은 유진리츠운용, 흥국리츠운용, D&O리츠운용, 오라이언자산운용, 웰컴자산운용 등은 대기업 계열이거나, 부동산·PF에 특화된 신생 운용사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는 정책형 리츠를 계기로 시장 내 입지를 넓히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반면 이지스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 코람코자산운용 등 대형 AMC들은 공공 리츠의 수익성과 운용 여건 등을 면밀히 따져보는 분위기다. 수익성 제한, 정책 목적에 따른 제약, 리스크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공공 부문 참여 가능성도 제기된다. iH공사(인천도시공사), 경기주택도시공사(GH) 등 일부 지방 공기업이 AMC 인가를 보유하고 있어 민간 AMC와의 경쟁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는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즉시 사업자 모집공고 안을 만들고, 하반기 중 운용사를 선정한 뒤 연내 사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정부는 23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할 방침이어서, 이르면 이달 중 사업자 모집공고가 날 수도 있다.

쌀독 비어가는 HUG, 또다시 3000억 출자

한편 일각에서는 HUG의 ‘미분양 안심환매’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다. 


HUG는 미분양 아파트 환매를 위해 별도로 30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이로 인해 정책 자금이 주거 부문에 편중되고, 상업용 시장은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앵커리츠는 상업용 개발사업장의 자금 경색을 해소할 기대주인 만큼, 운용사 선정과 집행 속도가 시장 신뢰를 가를 수 있다”며 “주택 부문과의 균형 있는 자금 배분이 이뤄져야 상업용 시장의 연쇄 위축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