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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복안은 복정 역세권?

현대건설 컨소시엄의 복정 역세권 스마스 시티 개발 사업 주목 잠실, 판교와 인접해 우수 인재 유치에 적합 연면적 47.5만평에 오피스, 상업용, 숙박 시설 건축 총 사업비 10조원 규모, 2029년 하반기 공사 완료 목표

2024-08-12 07:58:19김두영doyoung.kim@corebeat.co.kr

현대자동차 그룹의 연구개발(R&D) 원조는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남양연구소다. 1995년 연면적 105만평(347만㎡) 규모로 설립돼 건물 200개 동이 들어섰으며, 근무 인력만 약 1만4000명에 이른다. 남양연구소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경기도 의왕시에도 의왕연구소가 자리잡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전기차와 자율주행으로 모아지고 있으며, 비행기 자동차로 알려진 UAM (Urban Air Mobility. 도심항공교톻)도 주목을 받고 있다. 현대차 그룹도 이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사업은 하드웨어(HW)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소프트웨어(SW)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이를 위한 우수 인력 유치가 최우선 과제다. 그런 점에서 현대차의 기존 R&D센터인 남양, 의왕연구소의 한계는 명확하다. 또한,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R&D 기능을 한 곳에 모아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는 과제도 안고 있다.

IT인재는 강남, 판교 이외 지역은 쳐다보지 않는다

AI(인공지능)를 비롯해 다양한 IT 분야 우수 인력 유치를 위해서는 연봉과 스톡옵션 이외에, 오피스 위치가 매우 중요하다. 미국은 실리콘 밸리가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우수 인재들이 몰리며, 도심을 형성했다. 한국에서는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한 테크 기업들이 서울 강남 일대에 대거 몰렸으나,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붕괴 이후에는, 임대료가 비싼 강남을 벗어나 판교로 이동했다. 이 시기에 대규모 로 판교 일대 개발이 진행되면서, IT 기업 못지 않게 R&D 기능이 중요한 바이오 기업들도 대거 입주했다.


IT 분야 개발자들은 사무실 주변인 서울 강남과 판교에 집을 구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이 매우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이런 점에서 현대차그룹의 남양, 의왕연구소는 우수 인력 유치의 치명적 단점을 지니고 있다. 미래 자동차 사업 R&D 핵심 기능이 판교 SW드림타운과 테크노타운이 모이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차세대 R&D센터 부지로 주목받는 복정 역세권

현대차그룹의 복합 사무 공간과 R&D센터 후보지로 시장의 관심을 받는 곳은 위례 신도시 개발 사업의 핵심을 이루는 복정 역세권이다. 지하철 8호선 복정역 근처에 대지 면적 22만㎡(약 6만6500평)에 연면적 157만㎡(약 47만5000평. 코엑스의 약 2.2배) 규모로 오피스, 상업용, 숙박 시설을 짓는 초대형 건설 사업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약 3조2000억원에 토지를 공급할 계획이며 건축비와 금융비용 등을 합한 총사업비는 10조원으로 추산된다. 



LH는 2023년 11월 복정 역세권 복합개발사업 민간 우선협상 대상자로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컨소시엄에는 HDC현대산업개발, SK D&D, 신한은행, 한국투자증권, 코람코자산운용 등이 참여했고, 2029년 하반기 공사 완료를 목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총 연면적 45만평 가운데, 33만평이 대형 오피스로 채워질 예정이어서, 분산돼 있는 현대차그룹 계열사를 한곳에 모을 수 있다. 서울 송파구, 지하철 8호선 복정역 근처에 자리잡고 있어서, 판교 테크노밸리와 양재동 본사 사옥과는 차량으로 약 20분 거리에 있다. 서울 삼성동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는 입주 여부 및 시기를 가늠하기 어려운데, 설령 완공된다 하더라도 그룹의 일부 계열사만 입주할 예정이다.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현대차그룹에게는 복정 역세권이 최적의 대안으로 꼽힌다. 주변에 위례 신도시 아파트 단지가 조성돼 있고, 잠실과도 아주 가까워서 임직원들의 주거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복정 역세권은 판교보다 서울 강남권에 가깝기 때문에 IT 우수 인력을 유치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기존 남양연구소의 인력 및 R&D 기능을 상당 부분을 이전하고, 현대차그룹의 일부 계열사도 입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