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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 '틈새'에서 '클러스터'로...서울 오피스 지형을 다시 그린다

특정 유형 공급이 수요 견인 '젊은 감각' 중심의 임차인 포트폴리오, 독특하지만 안정성은 떨어져 2029년까지 20만평 신규공급...클러스터 성장의 분기점

2025-07-23 08:26:28김우영kwy@corebeat.co.kr

준공업지에서 오피스 시장으로 급부상

오래된 준공업지에서 감성 리테일 공간으로 거듭난 성수가 최근 몇 년 사이 서울 오피스 시장의 새로운 퍼즐 조각으로 부상하고 있다. 도심(CBD), 여의도(YBD), 강남(GBD)이라는 3대 축이 견고한 서울 오피스 시장 지도에서 성수가 만들어내는 균열은 아직은 작지만 그 파급력은 결코 작지 않다.


24일 발간한 '코어비트 인사이트 리포트 11호'는 성수 오피스 시장의 공간 구조, 임차인 구성, 정책 인센티브, 신규 공급 등을 전방위적으로 진단해 그 특성과 리스크를 분석했다.


보고서는 최근 3~4년 이어온 소형 오피스 신규 개발과 브랜드형 오피스 출현 그리고 이들 자산에 자발적으로 몰리는 임차 수요는 성수가 성수를 단순한 지역 트렌드에 국한할 수 없게 한다고 강조했다.


성수는 2020년 무신사가 터를 잡은 뒤 본격적으로 '무신사 타운' 개발에 나선 것을 비롯해 스타프라퍼티의 'Corner' 시리즈, 디타워 서울 포레스트, 크래프톤과 젠틀몬스터 신사옥 등 상징적인 오피스 개발이 잇따르고 있다.


보고서는 특히 '공급이 수요를 유도'한 점에 주목했다. 브랜드 오피스 자산이 먼저 등장한 뒤 크리에이티브 업종과 스타트업들이 이 입지에 모여들어 임차 수요가 형성된 것이다. 이는 기존 업무권역과는 다른 전개로, 서울 오피스 시장에서 성수는 유일하게 트렌드에 기반한 선택지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성수는 강남 테헤란로와 7km밖에 떨어지지 않은 데다 2호선과 분당선이 만나는 지하철 네트워크를 갖춰 입지 경쟁력을 높인다. 이로 인해 임대료 상승과 대형 면적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강남 임차인들은 자연스레 성수로 눈을 돌렸다. 디타워 서울 포레스트로 이전한 현대글로비스, 쏘카, SM엔터테인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성수가 기존 업무 거점의 변화인 동시에, 강남을 확장한 새로운 권역으로 평가되는 이유다.


이와 함께 공유오피스 기반의 다양한 스타트업과 소셜벤처들이 유입되며 성수는 젊고 혁신적인 기업이 모이는 독특한 업무권역으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창의성 중시하는 업종이 중심인 임차수요

현재 성수동 오피스 시장의 임차인은 콘텐츠/엔터, VC/AC, 패션/코스메틱, 소셜벤처 등이 전체 수요의 85%를 차지해 다른 권역과는 차별화된 구성을 보인다. 


이는 성수의 강점이자 약점이기도 하다. '감각적인 이미지'는 임차인 선호도를 높이지만, 지나친 업종 편중은 향후 경기 변동에 민감하고 회복 탄력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단 우려로 이어진다. 성수의 정체성이 자산가치 프리미엄이 될 수 있지만, 특정 이미지에 갇히는 순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이다.


성수에는 2025년부터 2029년까지 약 20만평 규모의 신규 오피스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가운데 65%는 임차인을 확보하지 않은 채 추진하는 스펙개발(Speculative Development)이다. 또 대부분의 공급이 연면적 1만평 이하 중소규모 개발이어서 안정적인 대형 임차인을 유치하기엔 물리적 한계가 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성수 오피스 시장 가치가 '강남 대체지'에서 '차별화된 독립 클러스터'로 성장할 가능성에 따라 평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