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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현 두산빌딩 사례, 오리콤 회사를 사는 게 훨씬 싸다...

논현 두산빌딩이 던진 불편한 질문... 코어비트 'Insight Report #20' 발간

2025-12-03 08:46:23김우영kwy@corebeat.co.kr

지난주 강남 논현동 두산빌딩 매각 딜이 끝내 무산됐다. 리딩자산운용이 자금 모집에 실패하면서 몇 달 동안 진행된 인수 협의가 종결됐다. 일부 층을 도심형 ‘엣지 데이터센터’로 전환하는 밸류애드 시나리오까지 제시됐지만, 시장의 선택은 결국 “NO”였다.


표면적으로 보면 또 하나의 매각 무산 사례다. 그러나 코어비트 인사이트 리포트 #20은 이 딜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해부한다.


논현 두산빌딩의 일부 지분 가치와, 그 지분을 실제로 보유하고 있는 상장사의 시가총액을 나란히 놓는 순간, 지금 한국 자본시장의 ‘왜곡된 풍경’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해당 빌딩의 약 20% 지분에는 시장에서 최소 700~800억 원대의 가치가 거론된다. 반면 이 지분을 보유한 광고대행사 오리콤의 시가총액은 690억 원 수준이다. 놀라운 점은 이 회사가 매년 120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창출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상되는 임대수익은 30억원 안팎이다.


숫자만 놓고 보면 “건물의 일부보다 회사 전체가 더 싸게 평가받고 있는” 셈이 된다.



코어비트는 이번 리포트에서 이 아이러니를 출발점으로 삼아, 현재 한국 시장에서 부동산과 기업 가치의 ‘상대적 균형(Relative Value)’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강남 오피스라는 희소한 실물자산에는 희소성 프리미엄, 인플레이션 헤지 기대, 금리 피크아웃 베팅 등이 겹겹이 얹히고 있는 반면, 상장기업 가치는 배당 불확실성, 지배구조 디스카운트, 시장 신뢰 부족이라는 이유로 구조적인 저평가에 묶여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리포트는 단순한 가격 비교를 넘어, 왜 지금 투자자들의 자금이 ‘사람과 사업’보다 ‘벽돌과 토지’로 몰리고 있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과연 합리적인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코어비트는 이를 “절대가격의 착시”이자 “상대가치 인식의 붕괴”라는 표현으로 정리한다.


특히 리포트 말미에는 독자에게 직접적인 질문이 던져진다.
“당신이라면 1,000억 원을 지불하고 건물 지분 20%를 살 것인가, 아니면 690억 원을 주고 그 지분을 가진 회사를 통째로 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