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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던 대기업 '알짜땅' 깨어난다...땅부자 기업-리츠 들썩

세제개편안에 프로젝트 리츠 관련 신설안 포함 양질의 대규모 부동산 공급 가능

2025-08-04 08:18:03김우영kwy@corebeat.co.kr

전국 곳곳에 있는 대기업 소유의 토지 개발이 한층 가속화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난달 31일 정부의 세제개편안에는 프로젝트 리츠에 토지를 현물출자하면 양도소득세를 이연하는 내용의 과세특례안이 새로 담겼다.


해당 조항은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한 프로젝트 리츠 제도의 실효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핵심 지원책으로 꼽힌다.


기존에는 기업이 보유한 토지를 활용해 개발사업을 하려면 일단 PFV나 SPC에 토지를 매각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양도세는 그 즉시 납부해야 한다. 


문제는 기업들의 부동산 자산이 대부분 수십 년 전부터 보유한 탓에 현 시점에 매각을 진행하면 양도세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개발 수익이 나기도 전에 당장 막대한 세부담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국내 대기업들은 부동산 자산을 개발하기 어려웠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삼성그룹 상장사의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9.9%에 달한다. 현대차(18.1%), 신세계(27.9%) 등도 적잖은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해당 비율은 장부가로 평가한 것이기 때문에 공정가치로 평가하면 그 비중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자산재평가를 시행한 롯데그룹의 경우 전체 자산에서 부동산 자산은 41.4%를 차지한다. 이는 일본 대기업의 부동산 자산이 전체 자산의 2~5%에 그치는 것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시장에 알짜 부동산 공급-기업은 부동산 수익화 '윈-윈' 기대

시장에선 이번 신설안이 대기업과 부동산 시장 모두에 '윈-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핵심 지역 부동산 수요는 늘 높았지만 현실적으로 활용 가능한 토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입지와 규모 모두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 소유의 토지가 개발되는 건 반가울 따름이다.


앞서 미국에선 1990년대 대규모 부동산 소유 개인과 기업이 리츠를 통해 자산을 유동화할 수 있도록 양도세를 이연해 주는 UPREIT(umbrella partnership real estate investment trust) 제도를 통해 개발이 활발히 이뤄졌다.


기업 입장에선 '무수익 자산'이던 부동산이 '잠재 수익원'이 되면서 기업 가치 재평가도 기대할 수 있다. 또 단순히 토지를 보유하고 매각하는 것이 아니라 리츠를 통해 개발 이익을 나눌 수 있는 새 구조를 짤 수 있다.


시장은 일찌감치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연초 '롯데칠성 서초 부지' 개발 계획을 공식화한 롯데그룹이 대표적이다. 롯데칠성 주가는 프로젝트 리츠 제도 도입 이후 급등했으며, 세제개편안이 나온 뒤 2거래일 동안 3.7% 오르는 등 재차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부지는 서초구 서초동 1322-1 일대 약 1만3000평에 달하는 규모로, 롯데그룹은 해당 부지 개발을 위해 서울시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6월 부지를 사전협상 대상지로 선정하고 최대 80%의 추가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또 기업들이 부동산 개발에 리츠를 적극 활용할 것이란 기대에 이날 대부분의 리츠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