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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왜 사들이는가...되살아난 서울 오피스 시장 변화의 속사정

코어비트 '인사이트 리포트 12호' 발간 상반기 서울 오피스 시장 거래매매 큰 폭 증가 오피스, 수익 추구 대상 아닌 '비용 통제 대상'으로

2025-08-06 08:54:21김우영kwy@corebeat.co.kr

2025년 상반기 서울 오피스 시장이 다시 꿈틀댔다. 코어비트에서 리서치한 결과는 거래 규모가 11.3조원에 달했다. 작년 상반기보다 무려 8조원이나 증가한 거래규모이다. 금리인상의 직격탄을 맞았던 상업용부동산 시장이 완연한 봄을 맞은 것일까? 


2021년 유동성이 정점을 찍던 시기, 서울 오피스 시장 거래규모가 15.2조 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완연한 봄이 재림한 분위기이다. 하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아직도 차갑다. 이유는 2021년 당시는 양적완화와 레버리지로 밀어붙인 장세였다면, 2025년의 회복은 더 구조적이고 전략적이기 때문이다.


7일 발간한 '코어비트 인사이트 리포트 12호'는 올해 상반기 서울 오피스 시장의 매매 특징을 구조적 변화의 시각에서 집중 조명했다. 단순한 반등이 아닌 시장 구도가 바뀌는 전환점이 될 수 있는지 깊이 있게 분석한 것이다.


전략적 투자자(SI)가 주도한 서울 오피스 시장

보고서는 시장을 이끌던 재무적 투자자(FI)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SI)가 주도한 것에 주목했다. SI는 전체 거래의 45%를 차지하며 시장 회복의 주체로 떠올랐다. 


재무적 투자자의 투자비중은 24%였다. 단일 자산으로 워낙 규모가 컸던 국민연금이 투자한 마곡 원그로브를 제외하면 재무적 투자자의 비중이 전체 거래의 5%에 불과하다. 즉,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하는 11조원 이상이 거래되는 한국 오피스 매매시장에서 연기금 등 재무적 투자자들의 투입 자금은 6000억 원도 안됐다는 이야기다.


결국 전통적인 투자자인 재무적 투자자들이 빠진 자리를 전략적 투자자들이 채운 것이다. 

 

보고서의 분석은 바로 긴 부동산 호황 사이클의 끝 지점에서 기업들이 사옥을 잇달아 매입하는 이유는 급등한 임대료와 인플레이션에 따라 치솟은 이전비용 등으로 '빌릴 바엔 사겠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동양생명이다. 202310월 임대차 만기 시점에 임대인으로부터 60%의 임대료 인상요구를 받았고, 협상끝에 결국 30% 인상으로 타협했다. 이후 동양생명은 인근 케이스퀘어시티를 매입하게 된다.


최근 입찰에 나온 시그니처타워의 주요 임차인중 하나인 금호석유화학도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NOC는 평당 26만 원 수준이지만, 시장임대료를 감안하면 2027년 재계약 시 평당 35만 원( 26% 상승)이 예상된다. 석유화학 업황을 고려했을 때 회사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인상율일 수 밖에 없다.


이 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 사이 실적이 급등한 기업들이 매수 대열에 합류하면서 시장 열기를 더욱 끌어올렸다. 6805억원에 강남N타워를 사들인 빗썸과 KDB생명타워를 6744억원에 사들인 CJ올리브영 등이 대표적이다.


전략적 투자자들의 시장이 열린 것이다.

재무적 투자자(FI)가 이탈한 서울 오피스 시장, 어디로?

이렇게 전략적 투자자들이 투자할 수 있는 공간은 어떻게 열린 것일까? 외국계 투자자들의 철수, 그리고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대출 또는 우선주 투자로 보수적인 투자 방향으로 선회한 이유가 가장 크다고 분석했다. CPPIB의 사례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콘코디언빌딩 매각을 하면서 한국 오피스시장의 투자규모을 "0"으로 조정한 뒤, 다른 섹터로 적극적으로 자금을 이동하였다.


퍼시픽자산운용과 데이터센터에 1조원, 물류섹터에는 ESR켄달스퀘어와는 5,000억원의 물류 크레딧펀드에 투자했다. 더불어 주거분야에 대한 투자도 적극 진행했는데 TPG안젤로고든에 5,000억원의 크레딧 전략과 맹그로브에 5,000억 규모의 에퀴티 투자를 병행했다. 사실상 오피스는 철수, 2조원의 신규자금을 데이터센터, 물류, 주거섹터에 투자한 것이다.


이제 하반기 시장에서는 어떤 흐름이 이어질까? 보고서는 이 같은 상반기 서울 오피스 시장의 특징과 함께 향후 공급 전망 등을 통해 지금의 매수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 시장은 어디로 향하게 될 지에 대해 깊이 있는 분석 전망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