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프로젝트

하림, 양재 도시첨단물류단지 개발 본격화

서울시 변경 승인 확정...화물터미널 지하 배치 착공 시점 불투명...업계 “내년 상반기 이후 가능성”

2025-08-18 08:33:12황재성js.hwang@corebeat.co.kr

하림그룹이 추진하는 양재 도시 첨단 물류단지 개발계획이 서울시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다만 화물터미널 배치와 공공기여 규모가 조정되면서 당초 계획보다 착공은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양재동 화물터미널, ‘스마트&그린 콤팩트시티’로 변신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4일 ‘양재 도시 첨단 물류단지 계획(지정 및 실시계획) 변경 승인 및 지형도면’을 고시했다. 이번 변경 결정은 지난해 2월 확정된 사업계획에 대해 사업자인 하림그룹이 올해 초 일부 수정을 요청한 뒤, 관련 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 것이다.  


양재 도시 첨단 물류단지 개발사업은 서초구 양재동 225번지 일대 8만6000여㎡(약 2만6000여 평)에 조성된다. 규모는 지하 8층~지상 최고 58층, 연면적 약 66만4800여㎡(지하층 제외·약 20만1100여 평)로, 초대형 복합단지다. 


서울시에 따르면 단지는 물류·유통시설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업무, 판매, 숙박, 주거 기능이 결합된 ‘스마트&그린 콤팩트시티’로 개발된다. 전체 면적의 절반 이상이 물류·판매시설로 채워지며, 나머지는 연구개발(R&D)과 아파트(998세대), 오피스텔(972실), 호텔 등으로 구성된다.


터미널 배치는 최종적으로 지하에 두기로 확정됐다. 하림은 올해 초 화물터미널을 지상 2층~8층으로 이전하는 변경안을 제출했지만, 교통 혼잡과 주민 반발을 고려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시설은 대부분 지하(지하 8층~지상 1, 3층)에 들어서게 된다.


공공기여 총액은 4068억 원으로 결정됐다. 당초 사업 초기 언급된 5600억 원 규모보다 축소된 것이다. 항목별로는 △R&D 및 공공임대 등 공공시설 1264억 원(31%) △경부간선도로 재구조화 1000억 원(25%) △서초구 청소종합시설 현대화 1000억 원(25%) △외부 교통대책 741억 원(18%) △물류지원시설 63억 원(약 1%) 등이다.


교통대책도 보완됐다. 사업자는 신분당선 신설역(가칭 ‘만남의 광장역’) 건설에 1차분 500억 원을 우선 부담하고, 향후 검증 결과에 따라 추가 분담하기로 했다.


파이시티 사태 등 거치며 35년 만에 개발 본격화

서울시는 이번 사업을 단순한 물류 거점을 넘어 미래지향적 도시 모델을 구현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최초 사업계획 승인 당시에도 ‘2시간 내 도심 배송, 배송 쓰레기 90% 저감, 음식물 쓰레기 100% 자원화, ICT 기반 물류 혁신, 탄소중립 운송, 택배 노동자 근로환경 현대화’ 등 6대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다만 일정은 불투명하다. 당초 올해 상반기 착공이 목표였지만 교통영향평가와 후속 절차로 이미 일정이 올 하반기 착공, 2029년 준공으로 미뤄졌다.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실시계획 승인을 받았더라도 개별 건물이나 시설물에 대해 건축법상 건축허가와 착공신고를 별도로 받아야 한다”며 “프로젝트 규모를 감안할 때 이르면 내년 상반기 이후 착공이 가능하고, 준공은 최소 4~6년 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재동 화물터미널 부지는 1989년 조성 이후 ‘파이시티 사태’ 등으로 개발이 번번이 좌초되며 ‘오욕의 땅’으로 불려왔다. 진로그룹 부도로 방치된 뒤 파이시티 시행사의 정관계 로비 사건으로 수년간 사업이 멈췄고, 2016년 하림그룹 인수 이후에도 서울시와의 갈등으로 진통을 겪었다. 


감사원 공익감사까지 거친 끝에 2023년 사업계획이 윤곽을 드러냈고, 지난해 서울시의 최종 승인으로 본격화됐다. 이번 변경안 확정은 35년에 걸친 난맥 끝에 사업이 착공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