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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배곧 서울대병원 착공...수도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새 변수

800병상 규모·27개 진료과 포함한 ‘미래형 종합병원’ 헬스케어 복합개발 투자 현실화...규제 리스크는 여전

2025-09-10 07:58:22황재성js.hwang@corebeat.co.kr

수도권 신도시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대형 의료복합단지가 새로운 투자 상품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시흥배곧 서울대학교병원(가칭)’(이하 서울대병원)이 최근 본공사에 착수했다. 시흥시는 총사업비 5872억 원 가운데 약 10%를 분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의료·바이오 복합 개발 모델이 논의 단계를 넘어 실제 투자 검토 대상 사업으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9년 준공될 첨단 바이오 산업과 연계된 의료복합단지

11일 시흥시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경기 시흥시 배곧동 248·247-1 일대 6만7505㎡(약 2만420평) 부지에 들어선다. 연면적 11만7338㎡(3만5495평)에 지하 1층~지상 12층 규모로 800병상(일반 600, 특화 200)이 계획돼 있다. 사업은 2022년 공식 착수됐고, 지난 8월 18일 본공사를 시작했다. 2029년 완공이 목표다.


서울대병원은 ‘미래형 종합병원’을 내세우며 27개 진료과와 암·심뇌혈관·국제진료센터 등 6개 전문 진료센터를 갖춘 ‘미래형 종합병원’을 목표로 한다. 특히 특화 연구 진료 병상 200개는 ‘뇌인지 바이오 특화센터’를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시흥시가 지난 9월 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미래혁신기반구축’ 사업자로 최종 선정된 것은 이런 목표 달성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 산업부에 따르면 시흥 바이오 특화단지 내에 차세대 세포치료제 ‘CAR-X’ 생산과 임상을 위한 통합 시설이 구축되는데, 서울대병원은 임상 연구를 맡아 생산부터 임상까지 연계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 시스템은 시흥 의료복합단지의 연구·진료 기능과 맞물려 시흥시가 국가 첨단 바이오산업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대형 의료시설과 첨단 바이오 연구 시설의 연계는 지역 경제뿐 아니라 인근 상업용 자산 시장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건립으로 약 4700명의 직접 고용과 개원 이후 13만 명 규모의 간접 고용이 유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세수는 개원 후 5년간 208억 9600만 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대병원도 개원 초기부터 연간 외래·입원 환자 100만 명 이상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병원 반경 1km 이내 상권의 안정적인 수요 유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마곡지구 이화여자대학교 서울병원 개원 후 오피스 공실률은 12%에서 6%대로 하락했고, 리테일 임대료는 15% 상승했다. 판교 차병원 개원 이후 인근 상권의 공실률이 절반으로 감소한 사례도 있다.


고용·세수 증대 효과 기대 vs 건축비·규제 리스크는 숙제

부동산 업계에서는 서울대병원 개원 이후 5년 내 인접 상권의 자산 가치가 10~15%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이는 시장 상황과 인근 산업단지의 확장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의료시설에 대한 환자 수요는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리테일·오피스·숙박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임차 수요를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복합의료단지는 장기 운용형 리츠(REITs)나 부동산 펀드에 편입 가능한 새로운 자산군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헬스케어 리츠는 최근 3년간 평균 5~6%의 배당수익률을 기록해 안정성을 입증했다. 이런 점에서 서울대병원 개원 시 관련 리츠 구조 논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대형 의료복합단지 활성화 과정에서 건축비 상승 압력과 사업 관리 리스크가 걸림돌이다. 최근 3년간 건축비 지수는 약 35% 상승했고, 대형 병원 건립에서 1000억 원 이상의 비용 초과 사례도 발생했다. 보건복지부의 병상 총량 규제도 변수다. 이로 인해 송도 세브란스와 청라 국제병원 프로젝트는 수년째 지연되고 있다.


반면 서울대병원은 지방정부 재정 지원과 신속한 의회 승인으로 재무적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작고, 바이오 특화단지 지정으로 규제 리스크도 일부 완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은 진료·연구·상업·숙박 기능이 결합된 복합 개발 모델”이라며 “수도권 신도시 상업용 자산 투자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모색하는 기관들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