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프로젝트
서울시청 옆 ‘금세기빌딩’ 재개발에 포스코 계열사 총출동
포스코그룹 옛 서울사무소, 첨단 복합시설로 복잡한 소유권 정리 거쳐 최근 철거 공사 시작
서울 도심의 대표적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였던 무교동 금세기빌딩이 43년 만에 재탄생한다. 서울시청 오른편에 위치한 이 건물은 포스코그룹이 강남으로 이전하기 전까지 서울사무소이자 고(故) 박태준 회장의 집무실이 있던 곳으로, 그룹의 역사와 상징성을 품은 공간이었다.
2030년 완공 목표, ‘친환경 랜드마크 빌딩’으로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부동산 개발·운영 전문 계열사 포스코와이드는 지난달 24일 공동 소유주인 BNK부산은행과 포항공대 등과 함께 중구 을지로 일대 ‘무교다동 제29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철거착공식을 열었다. 현재 현장에는 ‘정비계획변경 결정 완료에 따른 금세기빌딩 재개발 예정 – 친환경적인 랜드마크 빌딩으로 찾아뵙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사업지는 지하철 1·2호선 환승역인 시청역과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사이 2103.6㎡(약 636평) 부지다. 기존 13층 오피스 건물을 지하 6층~지상 23층, 연면적 2만7507㎡(약 8300평) 규모의 복합업무시설로 개발한다. 본공사는 내년 10월 시작되며, 준공 목표는 2030년 1월이다. 추정 총사업비는 2800억 원(2024년 8월 정비계획 변경 결정 고시 기준)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포스코 계열사가 총출동했다. 포스코A&C가 설계를,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포스코와이드가 개발 시행을 맡는다. 자금조달은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 설립 또는 신탁 병행 방식이 검토 중이며, BNK부산은행이 금융 파트너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개발 계획에는 서울광장 녹지축과 연결되는 개방형 보행로와 문화·집회시설, 시민에게 개방된 루프탑 전망대가 포함됐다. 내부 공간은 업무시설 약 70%, 문화·집회시설 20%, 상업지원시설 10% 비율로 구성된다.
특히 이번 건물은 포스코의 강건재를 활용한 ‘친환경 랜드마크 빌딩’을 목표로 한다. 한화 본사 사옥과 갤러리아백화점을 설계한 네덜란드의 세계적 건축사무소 ‘UNStudio’가 설계에 참여해 도심 스카이라인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다.
복잡한 소유권 문제, 1년 6개월 만에 해소
이번 사업은 지난해 3월 서울시 건축심의 통과 후 1년 6개월 만에 본격화됐다. 가장 큰 걸림돌은 복잡한 소유권 문제였다. 금세기빌딩은 1987년 준공 이후 삼익건설·삼일흥산·부산은행이 공동 소유했으나, 등기 불일치로 인한 지분 문제가 장기간 해소되지 못했다.
여기에 인접한 효덕빌딩 소유주 효덕개발이 일부 토지에 ‘점유취득시효 완성’을 주장하며 가처분을 신청해 사업이 지연됐다. 효덕개발은 금세기빌딩 부지 일부를 20년 이상 점유·사용했다는 이유로 소유권을 요구했지만 이 가처분은 2025년 8월 해제됐다. 이어 9월 17일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완료되면서 법적 리스크는 모두 정리됐다.
포스코와이드는 2021년부터 단계적으로 약 80%의 지분을 확보해 부산은행(20%)과 공동 개발 구조를 확정했다.
현재 서울 중심업무지구(CBD) A급 오피스의 공실률은 2025년 2분기 기준 4% 내외로 안정적이며, 임대료는 전년 대비 2% 이상 상승세를 보인다. 업계에서는 “금세기빌딩이 서울시청과 서울광장을 끼고 있고, 지하철역에 붙어 있어 입지적으로 뛰어난 조건을 갖고 있다”며 “도심 내 프라임급 자산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2027년 이후 세운지구·광화문·을지로 일대 초대형 오피스 프로젝트들이 대거 준공될 예정이어서 일시적인 공급과잉에 따른 임차인 확보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