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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는 장사’로 찍힌 LH 매입임대 사업...투자 시장에 미칠 후폭풍
대통령,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매입임대사업 전면 조사 지시 공급 확대 방안 급제동...비아파트 투자시장에도 경고등
국토교통부의 대통령 업무보고 과정에서 제기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매입임대주택 사업 부실 지적이 비아파트 투자 시장의 가격·자금 구조 전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이 LH 매입임대주택을 둘러싼 ‘가격 부풀리기’ 의혹에 대한 전면 조사를 지시했기 때문이다.
주택 공급 정책의 한 축으로 작동해온 공공 매입 구조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커졌다. 공공 매입을 전제로 설계된 민간 개발·금융 구조 전반에 대한 수익성 재검증 요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24일 국토교통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월 12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건설사들이 1억 원짜리 집을 지어 LH에 1억2000만 원에 판다는 소문이 있다”고 언급하며, 실제 적발 사례 여부를 직접 질의했다. LH 측이 “조사 중이나 명확히 적발된 사례는 없다”고 답하자, 대통령은 이를 “땅 짚고 헤엄치기, 노나는 장사라는 말까지 나온다”며 관련 부처에 철저한 실태 파악을 재차 주문했다.
이후 김윤덕 국토부 장관이 과거 무죄 판결 사례를 설명했지만, 대통령은 “유죄·무죄가 중요한 게 아니라 LH가 구조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라며 매입가 산정 방식에 대한 검토를 강조했다.
시민단체의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 12월 16일 신축약정 매입임대주택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SH의 ‘위례포레샤인 15단지’ 분양원가(25평형 4억7000만 원) 대비 LH 서울 다세대 신축매입가(7억8000만 원)가 3억1000만 원 비싸다고 주장했다. LH 측은 토지 확보 방식 차이 등을 들어 비교 부적절성을 주장했지만, 공공 매입 원가를 둘러싼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공공 매입 흔들리자 PF·밸류에이션 리스크로 확산
상업용 부동산 업계와 금융권은 이번 지시가 비아파트 투자 시장의 밸류에이션 기준을 재설정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LH 신축매입약정은 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다세대주택 등 비아파트 자산을 중심으로 하는 중소규모 부동산 개발회사들에는 ‘확정 분양’과 다름없는 안전판 역할을 해왔다. 이를 전제로 시행사들은 토지를 고가에 매입했고, 금융권 역시 공공 매입 확약을 근거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브릿지론을 집행해 왔다.
그런데 전수조사 이후 매입가 산정 기준이 보수적으로 조정될 경우, 기존에 짜인 자금조달 구조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 특히 고금리 환경에서 리파이낸싱을 앞둔 사업장들은 수익성 저하를 넘어 원리금 상환 리스크에 직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와 LH가 추진하는 신축 매입을 활용한 공급 확대 계획 역시 불확실성이 커졌다. LH가 제시한 '2025년 5만 호 공급 계획'에 맞춰 토지를 선매입한 시행사들의 경우, 공공 매입가가 낮아지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 매입가는 그동안 시장의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해왔는데, 이 기준이 흔들리면 수도권 소형 주거 자산 전반의 투자 적정 가격이 재조정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이는 개별 사업 리스크를 넘어, 비아파트 섹터 전반의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9.7 주택공급 확대방안' 등을 통해 정부가 제시한 유동성 공급 수단 역시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조기 착공 시 매입대금 선지급, 금융비용 완화 등의 인센티브가 투명성 검증을 이유로 지연되거나 축소될 경우, 민간 참여가 급감하며 2026년 이후 수도권 주택 공급 공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상업용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공공 의존형 개발 방식의 구조적 한계를 드러낸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LH 매입 기준이 ‘시가 연동’에서 ‘원가 기반’으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투자자와 금융권 모두 공공 매입을 전제로 한 기존 사업 구조에 대한 재점검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