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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필드를 놓칠 수 없는 신세계...GP-수익자 간 이해상충 수면 위로

운용사 재량과 수익자 권한의 경계 '시험대'

2026-01-15 09:10:26김우영kwy@corebeat.co.kr

신세계프라퍼티가 이지스자산운용의 역삼 센터필드 매각 추진에 대해 법적 대응 가능성을 공식화했다. 신세계 입장에선 센터필드는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자산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근본 배경엔 국내 부동산 펀드의 GP와 수익자 간 오래된 긴장 관계가 숨어 있다.


15일 신세계는 이지스가 독단적으로 센터필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응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매각을 반대했지만 이지스가 적합한 근거나 설명 없이 매각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스는 이에 대해 자산 매각은 운용사 고유 재량이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현행 법상 펀드 만기 연장이나 투자금 증액 등 펀드의 '틀'을 바꾸는 사안은 수익자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산의 매입, 매각은 운용사(GP) 판단 영역이다.


이지스는 '이지스제210호전문투자형사모부동산투자회사' 펀드로 센터필드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과 신세계는 이 펀드 지분을 절반씩 갖고 있다.


국민연금과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펀드 만기를 1년 연장하는데 동의했다. 이지스는 오는 10월 돌아오는 만기를 앞두고 운용사 재량에 따라 매각을 선택했다. 연면적 7만2378평에 달하는 대형 프라임 오피스 딜을 10월 전까지 마무리하려면 부지런히 서둘러야 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단순 오피스 빌딩 아닌 전략 자산에 가까워

그럼에도 신세계가 공개적으로 소송까지 언급하며 강력 반발한 것은 센터필드가 그만큼 소중하기 때문이다.


센터필드는 신세계에게 단순한 부동산 자산이 아니다. 신세계그룹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최상급 브랜드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 입점해 있으며, 저층부에는 리테일 시설 '더 샵스 앳 센터필드'를 개발해 위탁 운영하고 있다. 또 신세계아이앤씨, SCK컴퍼니 등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무엇보다 그룹 경영 전략을 총괄하는 경영전략실이 포진해 있으며 정용진 회장의 집무실도 이 곳에 있다.


순수 재무적 투자자인 국민연금과 달리 신세계는 상당히 복합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센터필드는 신세계 입장에선 장기 보유를 통해 그룹 차원의 활용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전략 자산이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신세계는 이지스 매각 추진 결정이 아니라 운용의 판단 부분을 문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수익자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신세계가 매각을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부적절하다'고 밝힌 것이 바로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향후 부동산 펀드 운영에도 영향 미칠 수 있어

이번 사안은 센터필드 한 자산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시장에선 GP와 수익자 간 이해상충 문제가 이번 일을 계기로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보고 있다.


법적으로 명시된 GP와 수익자 간 권한의 경계와 별개로 관행적으로 이어온 회색 영역이 드러난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엔 운용사가 운용보수를 계속 수취할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매각에 나서지 않고, 수익자들은 엑시트를 요구하면서 갈등을 빚는 경우가 발생하곤 했다. 다만 갈등은 존재했지만, 대부분 수면 아래에서 조율되거나 시간에 의해 봉합됐다.


이번 센터필드 매각은 그 반대다. GP의 운용 판단과 수익자의 전략적 이해가 충돌한 것이다. 


국내 부동산 펀드를 둘러싼 구조와 관행이 안고 있던 리스크를 정면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센터필드 매각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한 매각 찬반을 넘어 향후 펀드 설계와 운용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