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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발작'에 흔들리는 부동산...더이상 피할 수 없다
금리가 심상치 않다. 주요국 금리는 제각각 가지고 있던 심리적 마지노선을 뚫고 위로 향하고 있다. 그 중 한국은 유달리 상승 속도가 빠르다. 한국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대는 어느새 아득한 옛 기억일 뿐이다. 시장은 기준금리를 얼마나 빨리, 얼마나 많이 인상할지를 걱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766%에 달했다. 이로 인해 기준금리와 격차는 126.6bp에 달했다. 이는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했던 2022년 10월 130.5bp 이후 3년 8개월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것이다.
10년물은 4.22%까지 상승하며 미국 금리인하 기대 후퇴와 재정 우려가 겹쳤던 2023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금리 수준뿐 아니라 상승 속도도 무섭다. 3년물은 이달 들어 17bp 이상, 10년물은 30bp 이상 뛰었다.
지난달 중동 전쟁이 끝날 것이란 기대에 금리는 잠시 숨을 돌렸다. 하지만 미-중 정상회담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자 종전 기대감이 약화되었고, 이에 따른 고유가 우려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져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
게다가 환율 변동성까지 겹치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시화되자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또 AI 수요에 따른 반도체 호황은 주식시장엔 호재지만 동시에 금리 상승 요인이 되고 있다.
금리 상승 요인이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다보니 비이성적이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전망조차 별 의미가 없다. 섣불리 유가 급락과 장기금리 안정화를 기대하고 지난해처럼 거래 회복이 재개되리라 예단하는 건 금물이다.

금리 상승, 거래구조에 치명적
"Interest rates are to asset prices, sort of like gravity is to the apple."(워런 버핏).
금리는 모든 자산가치를 끌어내린다. 주식시장은 멀티플에 영향을 준다. 채권시장은 듀레이션 손실을 우려한다.
하지만 부동산은 더 직접적이다. 금리가 오르면 자산가치가 낮아지는데 그치지 않는다. 대출이 막히고, 배당이 줄고, 딜 일정이 꼬인다.
더군다나 한국 부동산 거래는 통상 50~60%에 달하는 상당한 레버리지를 전제로 짜인다. LTV가 60%인 딜 구조를 예를 들어, 캡레이트가 4.5%라면 연간 NOI는 4.5다. 대출금리가 4%라면 이자비용이 2.4이고 나머지 2.1의 현금흐름을 얻을 수 있다. 자기자본 수익률은 5.25%다.
그런데 대출금리가 6%로 오르면 자기자본 수익률은 2.25%로 뚝 떨어진다. 여기에 현실적인 각종 세금, 보수, Capex, 공실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수익률은 제로(0)에 가깝다. 투자자 입장에선 돈을 넣어도 남는 게 없는, 부동산 시장에는 '사망 선고'나 다름이 없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자산이 죽는 것이 아니라 거래 구조가 먼저 죽는 것이다. 우량 임차인이나 낮은 공실률, 임대료 상승 같은 부동산 핵심 요소는 여전히 중요하다. 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선 금리는 그 어떤 자산의 매력도 뒤덮어 버린다.

FI 위축되는 사이 SI에겐 기회일 수도
금리가 오르면 코어자산의 정의는 달라진다. 입지와 임차인으로 설명되던 코어 자산은 금리가 흔들릴 땐 리파이낸싱 가능성으로 판가름 난다. 장기 고정금리 차입, 낮은 LTV, 안정적 배당여력 등이 코어를 결정짓는다. 우량 입지라도 단기 차입 비중이 높거나 임대료를 더 올리기 어렵다면 코어 대접을 받지 못할 수 있다.
기관투자자 입장에선 금리가 오르면 좋은 자산인가보다 '이 금리로도 배당이 나오는가'가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이다. 그만큼 투자심리는 보수적으로 물러날 수 있다.
반대로 SI의 존재감은 커질 수 있다. 금리 발작은 FI에겐 독이지만, 현금이 넉넉한 SI에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 올해 들어 FI들이 주춤하는 사이 다이소의 케이스퀘어 강남Ⅱ 인수, 알레르망의 여삼빌딩 매입 같은 사옥 목적의 딜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