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velopment • 정책

선릉~역삼~강남역 주변에 마천루 타운 들어선다

서울시, 높이 제한 없이 용적률 1800% 적용 추진 테헤란로 빌딩, 상당수 30년 넘고 오피스 기능 떨어져

2025-03-13 08:57:18황재성js.hwang@corebeat.co.kr

서울시가 강남의 중심업무지역인 테헤란로 일대에 높이 제한 없이 용적률 1800%를 적용한 건축물 신축이나 리모델링 등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강남역-역삼역-선릉역 주변과 강남역사거리에서 포스코사거리까지 구간의 이면도로 일대에 마천루 타운이 들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강남역사거리부터 포스코사거리 2.7km 구간이 대상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12일 제4차 도시 건축 공동위원회를 열고 ‘테헤란로 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을 수정 가결했다.


변경안의 핵심은 테헤란로 일대를 용도지역 상향이 가능한 ‘용도지역 조정 가능지’로 지정해 친환경 효소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하면 용적률을 최대 1800%까지 적용하고, 높이 제한 규제를 두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강남대로와 이면도로를 따라 형성된 상업지역도 용도지역 조정 가능지로 지정해 제 3종 일반주거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을 허용할 방침이다. 또 일반상업지역의 기준용적률은 600%에서 800%로, 허용용적률은 800%에서 880%로 각각 높일 계획이다.


건물 신축이 어려운 경우에는 기존 건축물의 리모델링을 통해 노후 건축물 성능을 개선할 수 있도록 관련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대상 지역은 강남역사거리에서 포스코사거리까지 가로 2.7km, 폭 50m 구간에 위치한 대로와 이면도로 구간 2~3개 블록이다.(지도 참조) 


서울시는 조만간 이런 내용을 담은 지구단위계획 변경안을 마련하고 주민 열람 공고 등을 거친 뒤 최종 계획을 결정 고시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테헤란로는 명동, 상암동, 여의도에 이어 4번째로 용도지역 조정가능지 제도의 적용을 받게 됐다”며 “강남 도심의 활력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테헤란로 빌딩 대부분 연면적 1만 평 이하 B,C급

부동산 개발업계는 서울시의 이번 조치가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테헤란로 일대가 서울을 대표하는 상업 업무 지역이지만 대부분의 오피스 빌딩이 20층 안팎에 연면적 1만 평 이하로 B, C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어비트가 선릉-역삼-강남역 일대에서 2000년 이전에 지어진 27개 빌딩을 분석한 결과, 높이는 지상 12~21층이었고, 연면적은 일부를 제외하곤 4000~7000평 수준에 머물렀다.(표 참조) 삼성역 주변은 포스코사거리까지만 대상이어서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D건축사 사무소의 고위 관계자는 “테헤란로 일대 대로변과 이면도로 오피스 빌딩 상당수는 준공된 지 30년 가까이 돼 기능이 떨어진다"며 "최근 오피스 시장의 FTQ(Flight To Quality) 트렌드를 감안하면 최첨단 설비를 갖춘 50층 이상, 200m 높이 기준을 충족한 초고층 오피스 개발 수요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선릉-역삼-강남역 역세권 주변에 위치한 오피스들이 우선적으로 수혜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프라임급으로 덩치를 키우기 위해선 이면도로에 있는 빌딩과 합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서울시의 이번 조치가 현실화하기까지 넘어야 할 관문이 적잖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선 후보로 나선다면 추진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