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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건설업계 위기설에 승부수 띄운 코오롱글로벌

4300억 서초스포렉스 매각에 2200억 PF 전액 보증 높은 부채비율과 과도한 건설업 비중은 걸림돌 우려

2025-03-27 08:17:58황재성js.hwang@corebeat.co.kr

코오롱글로벌이 최근 공격적인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펼치고 있다. 알짜 부동산을 매각하고 손실을 기록하는 자회사를 청산한 데 이어 2000억 원대의 브릿지론을 전액 채무보증 조건으로 본 PF로 전환시켰다.


건설업계에 ‘4월 위기설’이 거론되는 가운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코오롱글로벌의 이러한 승부수에도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브릿지론 없애고, 자본잠식 자회사도 청산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21일 ‘선화동 주상복합 3차 개발사업’(선화동 사업) 대주단에 2200억 원의 채무보증을 제공했다. 또 사업 시행사인 인텐션개발에 연이율 6.0% 조건으로 980억 원을 대여해줬다. 이를 통해 이날 만기였던 2680억 원 규모의 브릿지론을 2200억 원 규모의 본 PF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이번 조치로 코오롱글로벌이 PF 대출을 일으켜 추진하는 부동산 개발 사업 가운데 브릿지론 단계에 머문 사업장은 ‘제로’(0)가 됐다. 선화동 사업은 대전 중구 선화동 95-3번지 일원에서 지하 5층~지상 49층, 연면적 21만 9799㎡(6만 6489평)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이다. 여기에는 아파트 998가구와 오피스텔 92실, 근린생활시설 등이 들어선다.


코오롱글로벌은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휴게소 운영전문업체이자 100% 자회사인 ‘네이처브리지’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누적된 손실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데다 덕평자연휴게소 책임 임대차계약이 지난해 말로 종료됐기 때문이다. 


코오롱글로벌은 또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구 ‘서초스포렉스’ 토지와 건물을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에 4301억 원에 세일즈 앤 리스백(Sales & Leaseback) 조건으로 매각했다. 


부채비율 3개월만에 559.6%에서 356.4%로 축소

이런 일련의 노력들은 건설 부문 원가 상승에 따른 유동성 악화로 재무 부실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해 12월 23일 작성한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건자재 가격이 급격히 상승하던 2021년경 착공했던 프로젝트들이 대거 준공되면서 정산 손실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9월 말 연결 기준 코오롱글로벌의 부채비율은 전년 말 364.3%에서 559.6%로 치솟았다. 건설사들이 부도를 내거나 법정관리 신청을 할 때마다 코오롱글로벌 위기설이 거론됐던 이유다. 


부채비율은 스포렉스 매각 대금이 유입되면서 지난해 말 356.4%로 200%포인트(p) 이상 떨어졌다. 부동산 PF 우발부채 규모도 1조 4945억 원으로 전년(1조 8167억 원)보다 17.7% 줄었다. 


특히 연리 8~10% 수준의 고금리인 브릿지론도 2023년 말 7225억 원에서 지난해 말 2680억 원으로 쪼그라 들었다. 이마저도 최근 본 PF로 전환되면서 한 푼도 남지 않았다. 

2022년 분할 이후 건설비중 80%대로 치솟아

그럼에도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우선 여전히 높은 부채 비율이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20위 이내 업체의 평균 부채비율은 250~300% 수준이다. 반면 2019년 이후 지난해까지 16~19위를 오르내리는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2021년(319.9%)를 빼곤 꾸준하게 350%를 웃돈다.


경기 변동과 정부 정책에 따라 크게 요동치는 건설업의 비중도 지나치게 높다. 코오롱글로벌은 2022년 7월 건설과 상사 부문을 남기고 자동차 부문을 떼어내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에 넘겼다. 이후 전체 매출에서 40% 수준이던 건설사업 비중이 2023년 82.8%, 지난해 86.2%로 껑충 뛰었다.


선화동 사업의 본 PF 전환 과정에서 코오롱글로벌이 전체 사업비 조달 부담을 모두 떠안은 점도 우려스럽다. PF 채무보증(2200억 원)에 시행사대여금(980억 원)까지 합치면 무려 3180억 원이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자기자본(5959억 원)의 53.4%로 절반을 넘는 규모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대전지역 부동산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한국기업평가도 지난해 말 작성한 보고서에서 “대전 봉명동(2024년 3월 분양)의 초기 분양률이 50% 내외 수준으로 저조하다”며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